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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톨릭교회의 숨결을 찾아서(상) - 모스크바 한인본당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소

러시아 서쪽 마을에 신앙의 꽃 피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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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 성모무염시태성당 전경. 모스크바에 있는 2개의 가톨릭 성당 중 하나다.
 

   뜨거운 태양, 시원한 바람…. 표정없는 젊은이들이 거니는 혼잡한 도시. 사회주의 혁명이 태풍처럼 지나간 자리에는 거대한 자본의 물결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70년 세월 동안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신앙과 격리된 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정교회와 가톨릭 교회로 갈라진 형제에겐 두 개의 허파로 가파른 숨을 내쉰 고난의 시간이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양해룡(선교전례사목부 담당) 신부와 7월 29일부터 10일간 모스크바 한인본당(주임 김대영 신부)을 비롯해 불꽃처럼 살아 숨쉬는 러시아 가톨릭 교회의 숨결을 찾아 떠났다. 러시아에서 하느님과 함께 한 여정을 3회에 걸쳐 풀어본다.  


 
▲ 러시아 모스크바 말라야 그루진스카야에 있는 성모무염시태성당 지하에서 한인본당 신자들이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저희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마태 14,17)


   주일미사가 봉헌된 8월 2일 오전 10시 30분. 모스크바 시내 근교 말라야 그루진스카야에 있는 성모무염시태성당. 어스름한 지하에 성가가 바이올린 선율을 타고 흐른다.
 "참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매주 미사 때 신자들은 천상의 소리를 맛본다. 30명 남짓한 성가대원 중 음악을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10여 명이나 되는 까닭이다.
 현재 본당 신자들은 교민들과 주재원, 유학생 신자 2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초 4개 구역으로 나눠 토요일마다 구역미사를 신설, 부족한 자리를 해결했다. 본당은 사목회, 대건회, 성모회, 청년회 등으로 굴러간다. 여성들로 구성된 성모회원들은 다과 봉사뿐 아니라 러시아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에 도움의 손을 더한다.
 그러나 모스크바 한인본당은 신자들이 마음 놓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본당 소유의 건물이 없다. 미사를 봉헌한 후엔 다른 공동체가 미사를 봉헌해야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그럼에도 신자들 사이엔 애틋한 사랑이 감돈다. 학업 또는 사업을 위해 잠깐 러시아에서 머무는 신자들은 서로 기댈 어깨를 내어준다.
 양해룡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한국에서는 신앙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많지만 외국에선 그렇지 않다"면서 "스탈린 시대에 믿음을 지키려 했던 많은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모회장 장미용(베로니카)씨는 "여기는 늘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존재한다"며 "짧은 시간을 함께 하기에 더 사랑하며 살기를 노력하는 공동체"라고 미소 지었다.
 총회장 박상일(안셀모)씨는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며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를 가능하게 해준 고려인 신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숨은 기둥 `고려인 12인`


 
▲ 러시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고려인 신자들.
 

 "드디어 우리 신부님이 오시는구나!"
 1994년 외국인 신부의 작은 아파트에서 한인 신자 20여 명은 첫 한국인 사제 발령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사관 직원과 주재원들은 외국인 신부와 함께 작은 경당에서 영어로 미사를 봉헌해온 터였다.
 고석준 신부를 초대 주임신부로 맞은 한인본당은 비공식적으로 종교활동을 하며 기반을 다졌다. 그동안 4명의 사제가 한국에서 모스크바대교구를 오갔고, 2002년 본당은 고려인 12명의 이름으로 러시아 법무부에 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고려인 12명이 본당의 숨은 기둥인 이유다.
 고려인 공동체 회장인 김신일(베드로)씨는 "한국인 신자들과 신앙 안에서 함께 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라고 하자, 사목회 임원들이 "고려인들은 우리 본당 공동체의 숨은 진주"라고 기쁘게 화답했다.

#친교 공동체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소`


가톨릭평화신문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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