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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땅, 아프리카 잠비아를 가다

사막에 ‘생명의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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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어 죽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이 비친다.
해맑게 웃고 있는 잠비아 어린이의 모습
 

# 장면 1.

온몸이 늘어져 앉아 있다. 먹은 게 없어 이동할 힘조차 없다. 둘러앉은 가족 중 성인은 모두 장애인이다. 집이라고 불리는 갈대 지붕 아래, 먹을 것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마당 한 편에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새카맣게 탄 들쥐였다. 아이들도 그냥 먹으면 배앓이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한 아이는 자기 몸통만한 물통과 씨름 중이다. 물통을 실은 수레를 찬찬히 살펴보니 인근 병원의 수녀가 하반신 장애 어머니를 위해 어렵사리 구해다준 휠체어였다.

# 장면 2.

이를 꽉 물고 누웠다. 죽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키가 160cm도 넘는 아기 엄마 몸무게가 겨우 28kg이다. HI 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됐단다. 남편은 벌써 오래 전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났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먼 친척집으로 보냈다. 먹을 것도 없고, 약도 없고, 돈도 없고, 무료병원을 찾아 나설 기운조차 없었다. 인근 병원 수녀가 찾아왔을 때는 허공을 향해 멀거니 눈만 뜬 상태였다.

강제로 오토바이 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옮겼다. 가까스로 몸무게가 35kg으로 늘었다. 에이즈 발병을 막기 위해 치료약을 계속 먹여야 하는데, 이 독한 약을 소화하려면 먼저 음식부터 먹여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 장면 3.

입을 다물었다. 마을 한곳을 방문하기 위해 울퉁불퉁한 흙먼지 길을 중고 미니버스 하나로 요동치며 달려왔다. 온 뼈마디가 쑤셨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붉은 흙먼지였다. 입속이 서걱거린다고 투덜댔다.

마을에 들어선 순간 입을 다물었다. 아이들이 돌가루를 빻아 그 반죽을 구워먹고 있었다. 영양가는 하나도 없고 배앓이만 일으키는 진짜 돌이다.

몰랐다. 얼마나 배가 고프면 희뿌연 모래가 설탕가루로 보이는지, 얼마나 배가 고프면 돌가루를 반죽해 구워 먹는지. 진실은 먹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사랑을 전하는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녀회가 그들을 찾아갔다. 메마른 고난의 땅, 이곳은 아프리카 잠비아다.

- 가톨릭신문이 아프리카를 다녀왔습니다. 다음 주부터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생명의 꽃을 피우는 희망보고서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주정아 기자
( stella@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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