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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교회를 가다] (2) 사랑, 그 변화의 현장

무풀리라 폐광촌에 활기 불어넣은 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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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전교봉사회 수도자들은 13년 동안 억척같은 투지로 아프리카에 사랑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한 수녀가 카사바(잠비아 주식)를 이고가는 마을 여인과 다정하게 걷고 있다.
 

   한국 수녀들이 잠비아 폐광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990년 무풀리라 경제의 생명선 구리 광산이 문을 닫자 지역 경제가 몰락 지경에 처했지만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 수녀들은 이곳으로 들어가 선교의 씨앗을 뿌리고 피폐한 땅에 교육과 의료분야에서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수녀회의 무풀리라 공동체(책임 한금덕 수녀) 사도직 현장을 찾아본다.
 
 # 무풀리라를 변화시킨 교육의 힘
 수녀회가 활동하고 있는 무풀리라의 유일한 성당인 성녀 데레사 성당을 찾았다. 성녀 데레사 성당은 7~8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숱하게 죽어나가던 빈민가 콤파운드 지역 한가운데 있다. 성당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양경희(데레지나) 수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중에도 차분히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수녀회가 성당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성당은 활성화됐다. 고아원 원생들을 위해 설립한 초ㆍ중등과정 인 산사 열린공동체학교는 학생이 600명이 넘는다. 이 학교는 특히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 이제는 일반 가정 자녀들도 선호하는 명문사립학교가 됐다. 학생들의 검은 얼굴에 새하얗게 빛나는 눈동자처럼 잠비아의 희망이 되고 있다.
 
 # 박토를 옥토로 바꾸고
 무풀리라 재건의 핵심에는 `자카란다 농장`이 있다. 지역사회 빈곤이 일자리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녀회가 세운 농장이다. 1999년 정부에서 237㏊(71만8000여 평)에 이르는 땅을 구입해 일군 이 농장은 매입 때만 해도 잡목이 무성한 불모지였다.
 수녀들은 이 박토를 손수 개간해 옥수수와 바나나를 재배했으며, 그 수익금 일부로 2003년에는 2년제 농업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에선 비료나 특별한 관개시설 없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농업기술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졸업생은 80여 명. 수녀회는 이들에게 땅을 분양해주고 집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 이웃을 내 몸처럼 섬기며
 무풀리라 지역사회의 가장 문제는 질병, 특히 에이즈다. 1990년대만 해도 에이즈 환자 비율이 20 안팎에 이르렀을 정도다. 그래서 수녀회는 2003년 무풀리라 가와마 슬럼가에 트와타샤 무료진료소를 세웠다. 수녀회는 에이즈 환자뿐 아니라 다른 환자도 돌본다. 때론 가정방문 진료도 한다.

 이들을 보살피는 주역은 지난 8월 17일 종신서원을 한 사라 신고고 수녀를 비롯해 간호사 2명과 수도자 10명이다. 진료소 이용자가 개원 초 매달 평균 1000여 명에서 이젠 2500여 명으로 급증했다. 양 수녀는 "수녀회가 약품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잠비아 정부도 재정난으로 약품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녀회는 무풀리라에서 고아원과 학교, 농장, 진료소 등을 운영하면서 현지인 수도자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2년 세운 수련원에는 현재 청원자 8명과 수련자 9명이 수련받고 있다.
 무풀리라에서 취재를 마치고 오지인 땀부로 향하면서 "수확하는 이가 삯을 받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도 수확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다"(요한 4,36)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후원 문의 : 02-773-0797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 서울명동분원)
  
무풀리라(잠비아)=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 8월 17일 무풀리라에서 거행된 종신서원식을 마치고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프란치스코 전교봉사회 수도자들.
 


 
▲ 샛별같이 맑은 눈동자를 지닌 무풀리라 고아원 아이들.
 1999년 설립된 고아원에는 현재 90명의 아이들이 있으며, 올해 초 12학년(고등학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5명은 의사와 교사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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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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