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가난에 허덕이는 땀부지방에 세운 공동체
병원 • 간호학교 통해 ‘미래의 꿈’ 무럭무럭
마을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깜깜한 잠비아 서북부 오지 땀부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서울을 떠난지 사흘 만에 도착한 무풀리라에서 새벽 5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땀부로 향했다. 땀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다. 비포장 도로를 달려오느라 입안은 흙먼지로 가득하다. 우기철로 접어들면 비포장 진흙길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인 문명의 사각지대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 땀부공동체(책임 강민영 수녀)를 찾았다.
# 오지 사람들의 비참한 삶
땀부의 밤은 하늘의 별들이 밝힌다. 두 팔을 펼치면 닿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밤 하늘 은하수가 쏟아진다. 문명사회에서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른 새벽에 마을로 내려갔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았는데도 움막 같은 집에서 추위에 잠을 깬 일가족이 모닥불을 쬐고 있었다. 식구는 5명. 소녀티를 벗지 못한 아이엄마 줄리아와 10살된 큰딸부터 생후 100일이 갓 지난 막내까지 자녀 4명이다. 어린 엄마 혼자서 4남매를 돌보고 있다.
일가족이 사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옥수수 대를 엮어 벽을 쌓고 바닥에 깐 움막 집에서 얇은 셔츠 하나로 오들오들 떨며 밤을 지샌다. 먹을 것도 없다. 아프리카에서 추위에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모두 꺼내주니 아이엄마는 고맙다며 연신 머리를 숙인다.
생계 유지가 어려운 부모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10살 어린 딸들을 성 노예로 팔아 넘기기도 한다. 에이즈가 만연하는 또 하나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15) 보다는 작은 비율이지만 땀부에도 12가 에이즈 보균자다.
# 죽어가는 이들 위해 병원 건립
국민 평균 수명 35살. 에이즈와 말라리아, 그리고 각종 질병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많아 평균 수명이 짧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 설립자 하이디 브라우크만 수녀는 13년 전 이곳에 와서 결심한 것이 있다. 병원을 세우고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치는 일이었다.
수녀들은 직접 손으로 벽돌을 찍고 자갈을 깨며 병원 건립에 나섰고 한국 신자들은 정성된 모금으로 지원해 3년 전, 120개 병상이 갖춘 루위병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전력 사정이 문제다.
현재 가동되는 태양열로는 병원과 수녀원 전력 수급도 부족하다. 더욱이 11월부터 시작되는 우기철 넉달 동안엔 귀한 치료장비들이 무용지물이 된다. 귀한 생명들을 수술할 수가 없다.
10년째 땀부에서 간호사 겸 의사 역할도 하고 있는 김근숙(마들렌) 수녀는 "한밤중 루위병원을 찾아온 산모가 전력사정으로 수술을 받지 못한 채 80km 떨어진 군내 병원으로 가던 중 진흙 길에서 구급차가 서버려 산모와 태아가 모두 희생된 적도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녀회가 이곳에 정착할 당시만 해도 무속신앙이 강해 주민들은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여러 해 교육을 실시한 결과 현재 매주 수백 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중국인들의 구리광산개발로 이곳까지 전력이 들어올 것이란 희망을 안고 기다린 지도 5년이 지났다. 병원과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주는 전신주를 설치하려면 23억 원이란 거액이 들어가야 하기에 잠비아 정부로선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 희망의 일자리 간호학교
2011년 개교를 목표로 현재 기초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는 3년제 간호학교는 현지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루위병원엔 효율적인 인력 수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수녀회 설립자 브라우크만 수녀가 3년 전 이곳에서 병원과 간호학교를 세울 것을 구상하고 있을 때 서울 마포에 사는 김연애(요안나) 할머니가 일생 모은 돈 2억 원을 수녀회에 쾌척했다. 바로 그 성금으로 간호학교를 착공하게 됐다. 김 할머니 성금 덕에 앞당겨 착공된 간호학교는 이 지역 주민들의 희망의 징표가 되고 있다.
땀부를 떠나려고 버스에 오르는데 땀부공동체 책임을 맡고있는 강민영(카리타스) 수녀가 꼭 한군데를 더 가봐야 한다며 등을 떠민다. 강 수녀는 "루위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숙소를 지어주지 못해 직원들의 항의가 극심하다"며 가슴 아파했다.
수녀들은 예수 그리스도 가르침에 따라 국경과 인종의 벽을 넘어 가난한 현장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땀부(잠비아)=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잠비아 선교 후원문의 : 02-773-0797, 010-4947-0797, 나 레오노라 수녀
![]() ▲ 땀부! 희망의 샘물, 땀부마을의 한 소년이 이른아침 텃밭에 나와 채소에 물을 주는 모습에서 새 희망이 솟는 듯 하다.
땀부 주민들은 수녀회가 들어오기 전에는 집앞 도로 웅덩이도 방치하는 등 내일도 없이 비참한 하루를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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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위병원 앞에서 병원관계자들과 한국잠비아선교방문단이 땀부 주민들에게 수화로 "사랑합니다"라며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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