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눈물로 빚은 ''''교육의 씨앗'''' 검은 대륙에 뿌리다
4년전 말라리아에 목숨 잃은 수배 수녀에 대한 애절함
안토니 미션 공동체, 교육•의료사업 현재 학교 건설 중
지원하겠다는 기관이 후원 보류하면서 학교 건립 난항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서 북쪽으로 500여km 떨어진 이벵가에 있는 꼰벤뚜알 프란치스꼬회 수도원 묘지. 2005년 4월 이역만리 타국에서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은 김규옥(나탈리아) 수녀 무덤 앞에서 두 수녀가 서로 끌어안고 오랫동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참 바보스럽게 착하고 아이들을 좋아했는데…. 가까이 있는데도 자주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요."
김 수녀는 잠비아 선교 8개월 만에 35살 나이로 목숨을 잃었다. 우수덕(베르나데트, 안토니 미션 책임) 수녀는 한국같으면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질병을 이기지 못하고 떠난 후배 수녀 무덤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우 수녀는 자신의 권유로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에 입회해 잠비아에서 함께 선교활동을 했던 김 수녀의 짧은 생애을 회상하며 선교사로서 자세를 다시 가다듬었다.
우 수녀는 사실 요즘 마음이 복잡하고 무겁다. 낯선 이국땅에서 학교 건물 공사를 하다 한국의 한 기관에서 지원받기로 한 공사비가 오지 않아 빚더미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낮에는 "왜 품삯을 주지 않느냐. 경찰을 데려 오겠다"며 몰려와 시위하는 인부들에게 시달린다. 밤에도 역시 꿈 속에서 그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우 수녀가 활동하는 안토니 미션 공동체는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서 북쪽으로 800km 떨어진 퐁궤지역에 있다. 인구 1만2000명이 사는 이 지역에는 3년 전 전기가 들어왔으나 아직도 사람들 생활은 어렵다.
호박으로 연명하며 하루 한 끼로 지내는 이들이 많고 식수는 2km 떨어진 곳에서 길어온다. 주민들은 비누가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한다.
안토니 미션 공동체는 이곳에서 병원과 에이즈센터,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의식을 바꾸려면 교육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라 이 나라에서 태부족한 고등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때마침 한국의 한 기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는 희소식이 들려 서둘러 지난해 8월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공사를 시작한 후 몇 달이 지나도 지원금이 온다는 소식이 없다. 지원이 보류됐다는 것이다.
퐁궤마을 외곽 8㏊(2만4200평)에 짓고 있는 안토니 미션학교는 현재 바닥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8학년부터 12학년까지 5학년 과정인 이 학교는 한 학년에 2개 교실과 고등학교에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역사교실ㆍ 컴퓨터교실 등 모두 12개의 교실이 필요하다.
우 수녀는 어느 날 밤 성당 십자가 앞에 꿇어앉아 예수님께 매달렸다.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고 소리도 질러보며 밤을 새우고 난 후 무거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해주시기에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수 있어요. 학교 공사도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요. 이곳 주민들도 피부색만 다를 뿐 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행복에 넘쳐 춤과 더불어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이나 호박, 옥수수 몇 개를 들고 와서 행복해하는 이들 모습에서 우리보다 훨씬 높은 행복지수를 볼 수 있지요."
아프리카 동남부에 있는 나라 잠비아에서는 100달러 정도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신발도 사 신기며 5인 가족이 한달 간 생활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는 1996년에 이곳에 진출, 무푸리라와 땀부, 퐁궤에서 의료ㆍ교육사업 등을 전개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퐁궤(잠비아)=전대식 기자jfaco@pbc.co.kr
잠비아 선교후원 문의 : 02-773-0797, 나 레오노라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