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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아시파 총회 (하) 강연 및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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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8일 막을 내린 제5차 아시파총회에 참가한 강우일ㆍ티로나 주교 인터뷰와 소공동체 이론의 대가로 불리는 로빙거 주교 강연을 싣는다.
 두 주교는 "소공동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구현하는 친교의 교회인 동시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로 이뤄진 아시아교회를 하나로 묶는 끈"이라며 소공동체의 미래를 낙관했다. 로빙거 주교는 복음화라는 큰 틀 안에서 성경과 소공동체, 그리고 소공동체와 실천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강연-복음화와 소공동체(프리츠 로빙거 주교,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알리왈교구장)

 소공동체의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복음화다. 복음화를 위해서는 먼저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의 메시지가 나에게 다가와야 한다. 복음화는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다. 주일미사에 의무적으로 참례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응답하고, 그 말씀을 이웃에게 전하는 것이 참여다.

 복음화는 먼저 자신의 삶에 응답하는 것이다. 혼자 성경을 읽고 이해한 후 이에 대해 스스로 응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소공동체는 많은 장점을 갖는다. 소공동체에서는 각자 성경을 읽고 짧게 응답하며 기도할 수 있다. `복음나누기 7단계`에서 어떤 성경 말씀이 마음에 와 닿으면 그 말씀을 반복해서 곱씹을 수 있다. 그 말씀이 왜 와 닿는지 스스로 대답할 수 있다. 그러면 자신 안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하느님 말씀을 더욱 깊이, 그리고 조심스럽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복음나누기 7단계의 큰 장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겸손한 자세를 배운다. 성경만 있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복음화는 또한 신앙을 삶과 연결시킨다. 이는 말씀이 내 삶과 연결되는 것이다. 복음 나누기를 통해 말씀을 숙고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응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소공동체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다양한 문제들을 자신의 것으로만 여겨 세상 문제를 보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성경을 늘 가까이하고, 읽고, 해석해야 한다. 평신도가 성경을 읽고 해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성경 해석은 어떤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평범한 이들도 성경을 읽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하느님 말씀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소공동체를 보자. 소공동체에서도 각자 성경을 읽고 해석한다. 이는 상호의존적이다. 소공동체에서 함께 성경을 읽고 나눔을 가지면 주일미사 때 사제 강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소공동체가 함께 성경을 읽고 말씀을 들은 후에는 반드시 그것을 자기 삶과 연결시켜야 한다.

 신앙을 새로이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소공동체는 도움이 된다. 소공동체를 통해 교회 가르침이 무엇인지, 가톨릭교회는 어떤 교회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소공동체는 신앙을 찾는 이들에게 활짝 열린 문과 같다. 특히 사제나 수도자를 직접 찾아가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소공동체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열린 이웃이다.

 소공동체는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가장 기초적인 모임이다. 소공동체는 현대교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아직까지 명백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도 연구 중이다. 아시파총회 같은 모임에서 서로 배우고 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교회 본질인 `친교의 공동체`를 구현하는 데 소공동체 역할은 결정적이다.

 ▨소공동체, 삶과 신앙의 중심에 서야(강우일 주교, 제주교구장)

 1990년대 초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재직할 당시 한국교회에 소공동체를 처음 도입한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는 명실공히 한국교회 소공동체 운동의 산증인이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열린 아시파총회에 이번 총회를 포함해 네 번이나 참가할 만큼 소공동체 활성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강 주교는 "제5차 총회는 소공동체가 말씀 나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앙과 삶을 일치시킴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한국교회 소공동체는 아직 복음 나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세상을 복음화시키는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죠. 그런 면에서 필리핀교회는 많은 귀감이 됩니다."

 1960년대부터 소공동체 운동을 시작한 필리핀교회는 필리핀의 사회ㆍ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사회를 변화시키고, 필리핀이 민주화된 이후에는 정치적 문제와 상관 없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인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강 주교의 설명.

 강 주교는 아시파총회가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또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사제와 주교들이 참석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소공동체에 대한 성직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진 거죠. 소공동체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징표입니다."

 강 주교는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교회상의 본질과 핵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상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의회 문헌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친교의 교회상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목의 틀은 바로 소공동체라는 것이 강 주교의 지론이다.

 강 주교는 또 "예비신자를 입교시켜 신자 수를 늘리는 전통적 의미의 선교에서 한걸음 나아가 신자 개개인이 복음적으로 삶으로써 세상을 복음적으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복음화"라면서 "소공동체의 궁극적 목표는 이러한 의미에서의 복음화"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무리였습니다. 하지만 보편교회인 가톨릭은 다른 나라 교회들과 친교를 이뤄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아시아교회와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총회에 참가한 모든 나라 교회들에게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 됐을 것으로 믿습니다."
 
▨풍성한 친교의 나눔이 축복(FABC평신도가정사무국 의장 롤란도 티로나 주



가톨릭평화신문  200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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