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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양성의 못자리 찾아가다] (2) 광주가톨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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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설립된 광주가톨릭대학교(총장 정승현 신부)는 국내 유일의 관구신학교다.
 광주관구 소속 교구인 광주대교구, 전주교구, 제주교구의 사제양성 못자리다. 때문에 학교는 어느 한 교구에 소속돼 있지 않다. 로마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직속 기관이다. 각 교구 교구장은 학교 이사진을 맡아 교육에 관여하고 있다.
 광주가톨릭대는 2006년 자체적으로 `광주관구신학교 사제양성지침`을 마련하며 사제양성에 쇄신을 기했다. 2012년 사제양성 50주년을 앞두고 내실을 다지고 있는 광주가톨릭대를 살펴본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 뜻을 올곧게 따라가면서 현 시대에 맞는 사목자를 양성할 수 있을까.
 광주관구 소속 광주대교구, 전주교구, 제주교구 주교들과 교수 사제들이 위와 같은 주제로 3년간 머리를 맞댔다.
 사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부터 파고들었다. 신학교 설립 취지와 사제 양성 과정의 기본방향도 되짚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종교상황, 오늘날 사제 지망생들이 처한 상황까지 종(縱)과 횡(橫)을 두루 오갔다.
 안에서만 머무른 것이 아니었다. 바깥으로도 눈을 돌렸다. 세계 가톨릭대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는 프랑스 파리신학교와 리옹 프라도신학교를 탐방하고 배울 점은 적극 벤치마킹했다.
 그렇게 해서 마련한 것이 `광주관구신학교(광주가톨릭대학교) 사제양성지침`이다. 그리고 2006년 가을학기부터 지침을 적용해 교내 체질을 대폭 개선했다.
 우선 교수진 절반가량을 새롭게 구성하며 교과 운영과 학내 분위기를 재정비했다. 정승현(전주교구) 신부도 때에 맞춰 제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신학생들은 `생활공동체`로 구성됐다. 생활공동체는 신학생 10명 안팎에 담당 사제 1명으로 이뤄져있다. 소공동체와 같은 맥락이다.
 생활공동체는 일주일에 2번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토요일마다 렉시오디비나(거룩한 독서) 시간을 갖는다. 소풍과 같은 교내 행사 참석도 생활공동체별로 결정해 참여할 수 있는 자율성을 줬다.
 그래서 공동체 내 선후배와 담당 사제는 그야말로 피보다 진한 친교와 일치를 이루고 있다. 생활공동체에서는 자신을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특히 성소에 대한 고민이나 신학교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등은 생활공동체 안에서 담당 사제를 통해, 선후배를 통해 거르고 또 걸러진다.
 물론 생활공동체는 교구별로 조직돼 있다. 광주대교구 6개, 전주교구 4개, 제주교구가 1개의 생활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공동체 담당 사제도 각 교구 출신 사제이고 교구별로 생활관(기숙사)도 독립돼 있다. 소속 교구 사제로 양성될 신학생들이기에 교구만의 전통과 특성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침에 따라 새롭게 시도한 것 중 하나는 `생활수첩` 작성이다.
 전교생에게 생활수첩을 나눠줘 하루를 되돌아보며 영적일기를 쓰도록 하고 있다. 각자의 생각과 고민, 삶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생활수첩은 학생들 영성지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광주가톨릭대는 또한 지침에 맞춰 사제양성을 인간적ㆍ영적 양성, 학문적 양성, 현장학습으로 선택, 집중시켰다.
 여기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역시 인간적ㆍ영적 양성이다.
 그래서 생활공동체와 별도로 1학년과 5학년을 `영성의 해`로 지정했다. 영성의 해를 지내는 신학생들은 `영성관`에서 따로 생활한다. 학과 공부를 줄이는 대신 이냐시오영성수련, 성령세미나, 교수면담 등을 강화했다.
 학생들이 성소를 분명하게 식별하고 철저히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성소에 대한 확신과 영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제양성은 모래성이라는 인식에서다.
 광주가대는 학문적 양성에 있어 복음선포자를 배출한다는 데 그 기본방향을 두고 있다. 하느님 말씀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사제로 양성하기 위해 성서교육에 각별히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사목현장과 신학교가 결코 분리된 관계가 아닌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음을 분명히하고 신학생들의 현장학습(사도직 실습)에도 주력하고 있다. 본당은 물론 복지관과 병원, 공부방 등에 신학생을 파견해 사목현장을 직접 대면토록 하고 있다.
 광주가대가 이렇듯 순조롭게 지침을 적용할 수 있었던 데는 50년 가까이 쌓아온 역사와 전통 위에 있기에 가능했다.
 1950년 광주교구장 서리로 임명된 골롬반회 헨리 하롤드 대주교는 당시 성신대학(서울 신학교)만으로는 늘어나는 교세를 감당할 수 없다고 예측하고 광주에 신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지금의 광주가대는 1962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수호자로 한 `대건신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출발했고 당시 광주관구와 대구관구, 수도회 신학생들이 공부했다. 명실공히 서울ㆍ경기 이남 지역의 사제 못자리인 셈이다.
 광주가대는 시대 흐름에 맞춰 늘 적절하게 학제와 교과 개편을 시도하며 한국 교회가 요구하는 사제 양성의 길을 걸어왔다. 1998년에는 광주시내에 있던 교사를 전남 나주로 옮겨 교육 환경도 재정비했다.
 우간다 주재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를 비롯해 본교 출신 사제는 2009년 현재 852명에 이른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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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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