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주신 생명, 술로 꺼뜨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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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던 시절 묵상한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말라, 흘러간 일에 네 마음을 묶어두지 말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이사 43,18)`는 말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알코올사목센터가 존재했습니다."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가톨릭알코올사목센터 소장 허근 신부는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후 술로 고통받는 사람을 구하자는 일념으로 10년 전 센터를 설립,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사목에 뛰어들었다.
허 신부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소주 12병을 마시던 중독자였기에 센터를 찾는 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어려움을 이겨낸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우리 행복하게 살자`고 던지는 허 신부 말에 이들도 공감한다.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중독자 사목에 헌신해온 허 신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센터를 찾는 중독자는 증가하지만, 전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허 신부는 음주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역시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라며 "사회에서 술을 음식으로 분류하지만 의학적으로는 향정신성약물로 알코올 중독은 암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중독이라면 술을 먹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음주자의 25는 알코올 중독 단계에 속한다. 술을 먹고 2차를 가자는 사람, 술을 먹고 자제력을 잃거나 필름이 끊긴 적이 있는 사람 등이 모두 중독에 속하며 그 수는 700만 명에 이른다.
허 신부는 "교회에서도 중독자에 대한 상황 파악과 상담, 교육을 통해 회복의 길로 이끄는 구체적 개입이 필요하다"며 "본당 내에서 술로 친교를 다지는 환경을 없애고 중독자와 그 가족을 상담할 수 있는 상담소도 운영해야 한다"고 사목적 대안을 제시했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상태를 인정하고 강한 치료 동기를 갖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저 역시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술로 포기하지 말라`는 김옥균 주교님의 권유로 중독의 어둠에서 빠져나왔습니다."
허 신부는 바람직한 음주 문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연말이면 술을 더 많이 먹게됩니다. 그런데 술이 주는 장점, 좋은 점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잔 술에 수많은 뇌세포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무엇보다 술로 인해 심리적 변화가 없는 선에서 음주를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허 신부는 "가족에게 외면받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던 중독자가 센터를 통해 회복하고 가정을 되찾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중독자와 그 가족 치료를 위한 전문가 육성을 확대하고 단기 요양시설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