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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2009 신년 대담

“신앙인 궁극적 목표는 세상 복음화”, “참된 행복은 하느님을 믿는 신앙에서 비롯”, 과잉생산·재화의 독점이 갈등·불행 초래, 4대강사업 등 사리사욕이 기준돼선 안돼, ‘나눔의 기쁨’ 더욱 체험하는 한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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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를 맞아 우리 사회의 큰 어른, 정진석 추기경을 만났다. 그리고 2010년 지금 여기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가치들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냐고 질문했다. 정 추기경은 때로는 조용하고 진중하게, 때로는 강한 어조로 이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인터뷰는 2009년 12월 10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추기경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 일시 : 2009년 12월 10일

■ 장소 : 서울대교구청 추기경 집무실

■ 대담 : 전대섭 편집국장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성찬 전례에서 예수님의 이 말씀을 똑같이 되뇔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신자 100만·사제 1300여 명 늘어 아들·딸 봉헌해주신 부모님들께 무한한 감사와 축복 드리고 싶어


▶ 2010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2000년 대희년을 맞은 지도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대희년을 맞아 각오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추기경님께서는 대희년 당시 사목교서를 통해 ▲선교 ▲사회의 복음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민족의 화해와 평화 ▲가정의 성화 등을 강조하셨는데요. 이러한 요청은 2010년 사목교서를 통해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그리고 지난 10년을 되돌아보시는 소감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2000년 대희년 당시 우리 모두가 노력하자라고 강조했던 내용들은 당시에만 필요했던 실천사항이나 다짐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모든 내용은 복음화로 요약됩니다. 예수님께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그때부터 세상 끝날 때까지 이어져야할 삶의 모습들입니다. 우리가 지난 10년간 지속해온 실천사항들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방향이지요. 시기마다 사회 상황 등에 따라 강조하는 바가 바뀔 수는 있겠지만, 복음화는 세상 끝날 때까지 실천하고 강조할 신앙인들의 몫입니다.

▶ 지난 10년 간 한국교회도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유일한 추기경으로서 소회가 많으실 듯합니다.

- 우선 한국교회 성장에 큰 공헌을 하신 평신도 단체장과 구역장, 반장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교회는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신자 수만 해도 10년 전 400만 명이 안 됐는데 이젠 500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무려 100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모든 한국교회 신자들의 공로입니다. 또 다른 변화 중에서는 사제 수의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10년 동안 무려 1300여 명의 새로운 사제가 탄생했습니다. 연평균 120~130여 명이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수도자들의 수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무엇보다 성직자 수도자들의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통해 추기경으로서 제가 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를 표시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감사의 인사는 교황님의 뜻이기도 합니다.

성직자 수도자와 그들의 부모들이야말로 한국교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반석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 사제들을 거저 받은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들의 정성어린 봉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 자신의 생명보다 더 크고 진한 애착을 갖는 게 현실이지만, 이들은 교회를 위해 기꺼이 자녀들을 봉헌했습니다. 다시 한번 성직자 수도자들을 봉헌해 주신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추기경님의 격려가 성직자 수도자들은 물론 그들의 부모들에게 큰 힘이 될 듯합니다. 추기경님께서는 특히 성소자들의 양성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제가 공식석상에서 신학교 교수 신부들의 활동을 칭찬한 일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전국 7개 신학대학 교수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교수 신부님들은 ‘사목자의 양성자’로서 예수님의 직분을 가장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3년간 공생활을 하시던 중 가장 역점을 둔 활동이 바로 사도 양성이었습니다. 특히 사도들에게만 따로 비유의 말씀을 들려주곤 하셨지요. 그러한 예수님의 활동을 가장 가깝게 모방하는 삶이 바로 신학교에서 미래의 사제를 양성하는 신부님들입니다.

게다가 교수 신부님들은 평소 인간적인 차원에서의 위로도 상대적으로 덜 받고 계십니다. 사실 본당에서 사목을 하게 되면 신자들과의 유대관계 안에서 인간적인 위로와 감사 등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 안에서 더욱 힘을 얻어 생활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본당사제들은 영명축일 행사 때도 신자들로부터 사랑의 표시를 전달받고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교에서 생활하는 교수 신부님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교수 신부님들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예수님이 사도를 양성하는 모습을 지금 여기에서 보여주고 계신 분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더 받으실 테니 앞으로도 더욱 힘을 내어 미래의 좋은 사제들을 양성하는데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제의 해’를 지내면서 더욱 강조하고 싶은 말입니다. 아울러 수도자들의 양성을 담당하는 분들의 노고에도 감사의 인사와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 사제의 해에 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2010년은 ‘사제의 해’(2009. 6~2010. 6)를 마무리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 해를 지내면서 사제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아울러 사제직의 고귀함과 가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매일 미사 때마다 소름이 돋는 것을 체험합니다. 바로 성찬 전례에서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라는 말을 되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하신 말을 제가 똑같이 말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말을 대신한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랍니다. 모든 신자들이 예수님의 말을 사제의 입을 통해서 듣습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황송한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황송한 칭호입니다.

▶ 추기경님께서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신앙인들은 각자 생활의 증거와 말씀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또 “교회는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일치와 화해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에 참된 가치와 평화를 심고 증거해야 한다”고도 하셨습니다. 신앙인 스스로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이를 통한 복음화를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까.

- 신자 개개인은 물론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현재 가장 주요한 도구중 하나가 매스미디어가 아닌가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편지, 즉 문서를 통해 복음을 전한 인물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편지 형식으로 신학을 정립한 분입니다. 당시 편지는 첨단정보 매체였지요. 오늘날은 IT(정보기술) 시대입니다. 이미 IT 산업은 국력의 증표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사회 변화와 흐름에 맞는 홍보매체를 활용해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 시대에도 신문은 물론 주보 등을 적극 활용해 복음화를 위해 꾸준히 매진해야 하겠습니다.

▶ 추기경님께서는 그동안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꾸준히 강조해 오셨습니다. 교회 또한 활발한 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문화’로 일컬어지는 현 세태에 생명은 어떠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교회가 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하는 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교회 생명운동의 방향과 미래에 대해서도 전망해 주시길 바랍니다.

- 21세기 들어 생명 훼손의 문제는 과거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를테면 의사들은 대개 생명을 보호하고 치료해주는 인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병을 치료하는



가톨릭신문  20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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