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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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양성의 못자리 찾아가다<4> 부산가톨릭대학교

성덕 갖춘 주님 일꾼 양성에 오늘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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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지상에서 사제의 신원을 온전히 깨닫는다면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죽게 될 것입니다.… 사제가 없다면 우리 주님의 수난과 죽음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입니다. 사제는 이 지상에서 구원사업을 계속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제는 하늘의 보물창고를 여는 열쇠를 지니고 있습니다."(아르스의 본당 신부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6월 `사제의 해`를 선포하는 서한에서 비안네 신부가 한 이 말을 인용하며 "사제는 온 세상과 신자들에게 날마다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즉, 이 세상에서 예수를 가장 닮은 사람이 사제라는 것이다.


 
▲ 손삼석 학장신부(가운데)와 교수신부들이 교정에서 사제수품을 앞둔 부제들과 담소하고 있다.
 
 
   부산시 금정구 부곡3동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20대 청년의 순수한 도전이라서 그런가. 예수를 닮은 사제가 되기 위해 특별한 길, 그래서 한층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길에 들어선 신학생들 도전이 교정에 쏟아지는 겨울 햇살마냥 티없이 맑게 느껴진다.
 신학교 생활 첫 해를 `영성의 해`로 지내는 1학년 학생들이 운동장 한 쪽에서 배드민턴을 친다. "신학생들도 체육을 하냐?"고 손삼석 학장신부에게 우스갯소리삼아 물었다.

 "예로부터 신학교 교육은 3S에 바탕을 둡니다. 신학생은 라틴어로 Scientia(학문), Sanctitas(성덕), Sanitas(건강)를 갖춰야 하니까 건강도 소홀히 할 수 없죠."

 대학 건물 3개동(본관ㆍ성당동ㆍ학생관)도 S자 형태로 배치돼 있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직무를 맡는 사제를 양성하는 곳이라는 정체성이 건축물에서도 드러난다.

 3S 가운데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부산가톨릭대 교수진은 성덕(Sanctitas)을 유달리 중시한다. 이는 신학생 양성의 네 분야(지성ㆍ인간ㆍ영성ㆍ사목) 가운데 인간과 영성에 직결된 문제다.

 "사제양성을 할 때 인간양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제양성의 전 과정은 밑빠진 독과 같은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현대의 사제양성」 43항)라는 말이 있듯 인간교육이 7년 교육과정의 기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가톨릭대는 인간양성(매 학기마다 3박4일 교육)에 6개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인간 성장과 변화를 위한 체계적 심리치료인 교류분석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심리적 장애 발견과 극복을 위한 REMA(나를 위한 하느님 말씀이라는 뜻) △섬기는 지도력 향상을 위한 동반자 관계(Partnership)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에니어그램 등이 그것이다. `틴스타`라는 성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혹자는 신학생도 성교육을 받냐며 의아해 한다. 그러나 사제는 사회적, 이성적, 영성적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교육자들 말이다.

 영적양성 노력도 이에 못지 않다. 손 학장신부가 올해 초 학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부르짖은 것이 `영적양성 쇄신`이다. 손 학장신부는 "사제는 영성으로 살아간다. 신학교 교육단계에서 묵상과 기도가 몸에 배지 않으면 올바른 사제로 살아갈 수 없다. 특히 미래 사제들에게 성실과 겸손의 영성을 불어넣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아침기도부터 저녁기도까지 함께` 교수신부와 신학생들의 산행(山行).
 
 부산가톨릭대는 1991년 개교 때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교육방법을 택했다. 생활 속 영성지도를 위해서다. 지금도 교수신부 18명은 오전 6시 아침기도부터 오후 7시30분 저녁기도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일정을 학생들과 함께 한다. 초기에는 교수신부들 식탁에 반찬 한 가지라도 더 오르는 특혜(?)를 뿌리치면서까지 매끼 식사를 함께 했을 정도다. 앞으로 아침 묵상시간도 20분에서 40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함께 하려는 노력은 색다른 것이 아니다. 복음을 보면 사도들은 스승 예수와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사도로서 준비를 해나갔다. 그러고 보면 사도로 파견될 인재를 양성하는 신학교는 예수님 주위에 모여든 사도들의 공동체와 다를 게 없다. 신학교를 단순한 교육기관으로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신학교 교육하면 폐쇄성과 엄한 규율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허용 범위에서 최대한 `열린교육`을 지향하는 점도 눈에 띈다. 학생들은 격년으로 6~7명씩 팀을 짜서 3박4일 테마여행길에 오른다. 울타리 너머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서 배우고 오라는 학교 측 배려다. 사찰, 빈민가, 명산(名山), 수도원, 섬마을 등 여행 테마는 다양하다.

 또 2학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일에 외출을 허용한다. 학생들은 등산을 하든 영화를 보든 밤 9시까지 귀교하면 된다. 우려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신학교 측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열린교육이라고 밝혔다.

 부산가톨릭대는 1991년 개교 이래 올해까지 사제 225명을 배출하며 교구 심장역할을 하고 있다. 성덕을 갖춘 주님의 일꾼을 양성해 파견하는 일은 교구라는 거대한 조직에 피를 공급하는 것처럼 중차대한 일이기에 심장이라고 불릴만하다. 현재 신학생 112명이 교정에서 사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1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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