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수원가톨릭대학교(총장 방상만 신부) 교정에 들어서자 지나가던 한 신학생이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마치 잘 아는 사람처럼 친근하게 인사를 해 엉거주춤 같이 인사를 하며 `혹시 전에 취재 중 만난 적이 있는 신학생인가`라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었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신학생뿐 아니라 교정을 다니며 만난 모든 신학생이 마찬가지였다. 멀리서 보고 눈만 마주쳐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니 친근하고 정겹다. 예절이 몸에 배 있는 신학생들 모습에서 인성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수원가톨릭대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 수원가톨릭대는 신학생과 교구 신부들간 잦은 대화를 통해 영성을 심화한다.
방상만 총장 신부와 신학생들이 교정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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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 200주년과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 한국 방문을 기념해 1984년 개교한 수원가톨릭대는 지난해 개교 25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25주년 행사는 단순히 축하만 하는 행사로 그치지 않았다. 사제양성을 주제로 한 좌담회 `시대가 원하는 사제의 모습`과 학술심포지엄 `신학교 교육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는 신학교 교육에 관한 쓴 소리를 듣는 시간이었다.
좌담회에서 평신도들은 사제들의 인성 문제를 꼬집었고, 신학생들은 교수 신부들과 대화 부족, 신뢰 구축 문제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배 사제는 "신학교 교육이 196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사제들을 향한 불만이 공공연히 터져 나오는 사태가 초래되지는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현재의 신학교 교육에 대해 뼈아픈 지적을 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발전보다는 체계적이고 질 높은 양성 교육으로 신학생들의 수준을 높여 내실을 강화하려는 수원가톨릭대의 노력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수원가톨릭대가 생각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사제`는 어떤 모습일까. 기획관리처장 곽진상 신부는 "신자들을 따뜻하게 사목할 수 있는 전인적 사제"라고 말했다. 수원가톨릭대는 영성교육, 예절과 같은 인성교육에 화법ㆍ정서ㆍ발성법ㆍ판단력 등을 배우는 지성교육을 더해 전인적 사제를 양성하는데 힘을 쏟는다.
학기 중 매주 수요일에는 인근 양로원이나 복지관을 방문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하며 사랑 나눔을 체험한다. 또 정서와 지성 교육을 위해 학술동아리뿐 아니라 음악, 스포츠와 같은 취미 동아리를 가입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길 권고한다. 올해는 밴드부 연습실을 만들어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신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원가톨릭대 수업에는 공동 작업과 발표를 하는 시간이 많다. 함께 노력해서 목표를 이루는 공동체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다. 또 묵상한 것을 발표하고 본인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발표 수업은 훗날 사제가 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론할 일이 많은 신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서영준 부제는 "신학교에서 입학하기 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수줍은 성격이었다"면서 "많은 발표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솜씨가 늘어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훌륭한 인성과 지성을 갖춘 사제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제로서 갖춰야 할 최고 덕목은 영성이다. 수원가톨릭대는 신학생과 지도교수가 일대일로 만나 영성교육을 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신학생에게 영성이 체화되도록 교육한다.

▲ 교수 신부의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 수업에 집중하는 신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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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품을 앞둔 부제들은 대학원 1학년 때 이수하는 영성심화 과정이 신학교 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때 신학생들은 담당 신부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개인 면담 시간을 갖고 영성교육을 받게 된다. 개인 묵상을 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개인 사정으로 학교를 쉬는 휴학생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담당 신부와 면담을 하며 영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일준 부제는 "신학생들은 영성심화 과정을 거치며 영성의 깊이가 이전보다 많이 깊어진다"면서 "사제가 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부제는 "담당 신부님과 잦은 면담을 통해 신뢰가 쌓이고 관계가 깊어진다"고 말했다.
방상만 총장 신부는 영성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를 교육목표인 `시대가 요구하는 사제`로 설명했다. 방 신부는 "신자들은 일 잘하고 두루두루 능력이 뛰어난 사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정서가 메말라갈수록 신자들은 영적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기도하는 사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가톨릭대는 개교 25년을 맞은 지난해에 중ㆍ장기 발전계획인 `갓등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