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5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르포] 한강 정비 사업 대상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의 봄

“빼앗긴 강에도 봄은 오는가…”, 정부, 팔당 유기농지 없애고 공원 조성 등 계획, 농민들, 도보순례·단식 투쟁하며 적극 반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의 봄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사업 추진 계획의 한강 정비 사업 대상에 포함된 곳이기에 이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은 그리 길지 않아 보인다.
두물머리를 찾은 봄바람이 유난히 차게 느껴지는 이유다.

자연의 이치는 신비롭다.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가볍게 흔드는 봄이 시나브로 찾아왔다. 3월 말까지도 꽃샘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던 대지는 4월을 맞이하며 녹색 기지개를 폈다.

지난겨울, 유난히 힘겹게 보낸 경기도 팔당 유기농지에도 봄이 찾아 왔다.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지 모르는 농민들에게는 반길 수도, 반기지 않을 수도 없는 봄이다.

■ 빼앗긴 ‘강’에도 봄은 오는가?


 
▲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가 매일 오후 3시에 봉헌하는 생명평화미사 장면.
 

4월 9일,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었지만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의 봄은 아름다웠다. 어떤 예술작품도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과 땅에서 솟아오르는 녹색기운, 새싹이 움트고 있는 나무 등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만들어내는 절경을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절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도심에서는 정신없이 흘러갔던 시간도 이곳에서 만큼은 정지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두물머리를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 지난해 정부가 4대강 사업 추진을 발표하면서, 팔당호 하천부지를 한강 정비 사업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정부는 하천부지의 농토를 없애고 제방을 쌓아 자전거도로와 공원 등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홍수를 방지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이 발표는 또 다른 의미에서 연간 100t의 유기농산물을 생산해 수도권 35만 가구에 공급하는 팔당 유기농지 80인 74만여㎡가 사라진다는 말이었다.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농민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정부의 강제측량을 몸으로 막아내고,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까지 도보순례를 했는가 하면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날 두물머리에서 만난 한 농민에 의하면 최근 남양주시와 양평군이 농민들에게 대체농지를 제공하겠다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농민들을 압박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유기농산물 생산자 최요왕(요한·45)씨는 “4대강 사업 공사를 위한 분할측량을 위해 이곳에 올 예정이라고 통보가 왔다”며 “막으면 경찰력을 동원한다고까지 알려왔는데 막아봤자 소용없지만 그래도 막아야 한다”며 씁쓸한 한마디를 던졌다.

■ 100일 간의 단식 그리고 간절한 기도


 
▲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김희일 신부가 릴레이 단식기도를 하고있다.
 

두물머리에는 봄이 찾아 왔지만, 그곳 농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이었다. 농민들이 그나마 외롭고 쓸쓸한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은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를 비롯한 개신교, 불교 등의 종교인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특히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지난 1월 11일부터 단식기도를 시작해 4월 19일 100일째를 맞이한다. 지금까지 13명의 회원들이 보름씩 돌아가며 단식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복음적 가난 정신 안에서 이들이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두물머리의 한 비닐하우스에는 신자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적어 놓은 글귀들도 눈에 띈다.

수도회는 이와 함께 매일 오후 3시에는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어김없이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에는 17명의 신자들이 참례했다. 팔당 유기농민도 있었고, 이들에게 힘을 주고자 외부에서 찾아온 신자들도 있었다. 강과 나무로 만들어진 십자고상도 말없이 미사를 함께하는 듯했다.

두물머리를 떠나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단식기도를 했던 한 수사신부가 알려준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가 부른 ‘피조물의 노래’의 한 부분을 되새겼다.

“내 주님, 우리의 자매요 어머니인/땅을 통하여 찬미를 받으시옵소서./그는 우리를 기르고 다스리며 울긋불긋 꽃들과/풀들과 온갖 과일을 낳아 주나이다.”

■ 4대강 사업과 교회의 말말말

▲ 교황 베네딕토 16세 ‘제4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중

교회는 피조물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신문  2010-04-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6. 25

시편 33장 5절
그분은 정의와 공정을 사랑하시는 분. 주님의 자애가 땅에 가득하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