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지도 이승민·김경식 신부, 이하 서가대연)가 ‘생명’을 찾아 농촌으로 떠났다. 6월 29일~7월 9일 10박11일간 진행된 이번 생태농활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홍콩가톨릭대학생연합회 소속 학생 12명과 지도 신부, 그리고 서울 가톨릭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필리핀 유학생 3명이다.
생태농활을 시작한 지 11년째 되는 올해, 흙과 생명을 찾아온 반가운 손님과 학생들 그리고 농민들의 생명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스무살 서울내기 장유진(카타리나·서울여자간호대)양은 처음 쌍호마을(경북 의성군 안사면 쌍호리)에 왔을 때, 개미·거미·애벌레 등 온갖 이름 모를 벌레 때문에 처음엔 꽤나 마음고생을 했다.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고 온몸을 꽁꽁 동여매도 벌레를 피할 수 없었다. 밀짚모자를 쓰고, 옥수수 밭에서 일하다 우두두 떨어지는 벌레 세례를 맞았을 때 유진양은 소름이 끼쳐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차츰 그 ‘생명’들에 익숙해졌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장화를 벗고 처음 논에 맨발을 담갔을 때의 느낌. 흙이 너무 부드럽고, 온갖 세포가 살아 숨 쉬는 듯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유진양은 순간, 집 베란다에 놓인 화분에 담긴 흙을 떠올렸다. 화분 속의 흙도, 맨발을 담그고 처음 마주한 쌍호마을 논의 흙도, 모두 생명을 기르는 창조주의 품이란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최한별(루시아·단국대) 학생이 경북 상주시 화동면 한울분회에서 포도를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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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네 번째 생태농활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현욱(야고보·고려대)군은 생태농활에 참여하면 할수록 생명의 무게감이 마음을 누른다고 했다. 처음 참여했을 땐 그저 재미있고, 신기하고,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10일간 농촌에서 동고동락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마음 한구석엔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들었다고 했다. 도시에 돌아가서도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됐단다. 샴푸 대신 비누를, 치약 대신 죽염을 쓰는 소소한 실천으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먹을거리의 안전에 대한 감각도 생겼다고 했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생각, 자연과 생명, 그리고 생명 그 자체인 자기 자신에 대한 깨임이다.
홍콩에서 온 사비어(Xivier·27)군은 들판의 곡식을 손으로 만져본 것이 처음이다. 뿌리로 물을 마시고, 얼굴로 햇볕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곡식의 낟알을 보며 감격했다. 논에 들어가 피를 뽑으며, 인간 역시 자연 속의 일부라는 것을 절절히 체험했다. 시몬(simone·21)양도 농촌 체험이 처음이다.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생태농활에 참여하면서 하느님이 창조하신 땅을 밟으며, 세상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들과 함께 쌍호마을을 찾은 페니(Fanny·22)양은 고된 일을 마치고 음식을 먹을 때 특히 행복하다고 했다. 씨앗이 땅에 뿌려져 싹이 나고 하늘과 인간의 손길로 자라나는 신비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란다.
최근 개발 위주의 정책을 펴며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버린 홍콩의 정책에 반대하며 포럼, 세미나 등을 통해 ‘생명’에 대해 고민해오던 홍콩가톨릭대학생연합회는 2000년부터 생태농활을 이어 온 서가대연의 생태농활에 참여해 생명을 체험해보고, 한국의 재개발 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도신부를 포함해 총 13명의 홍콩방문단은 서가대연의 이번 생태농활에 참여해 생애 최초 농촌체험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흙과 곡식이 처음인 홍콩가톨릭대학생연합회 학생들이 있어 더욱 특별했던 서가대연의 이번 생태농활은 단순한 농촌봉사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마을 주민의 집에 1박2일간 머무르며, 그들 삶의 일부가 돼 보는 시간을 가졌던 ‘머무르기’나, 마을 어르신들의 피로를 풀기 위해 낮잠 시간을 반납하고 준비한 ‘안마시간’, 서울의 무료 미용 봉사단을 초대해 마련한 ‘미용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찾아오는 젊은이들은 계속 바뀌지만 마을 주민은 10년째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