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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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선교 현장을 가다-수단] 2. ''함께 살아가는 것''에서 주님의 기쁨 ''새록새록''

한만삼 신부의 쉐벳 공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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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단에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선교사의 가장 큰 임무입니다."
한만삼 신부가 공소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탱탱탱"

 나무에 종 대신 걸어놓은 자동차 바퀴를 쇠파이프로 33번 친다. 미사 30분 전을 알리는 소리다.

 평소에는 옷을 거의 입지 않는 어린아이들도 주일만큼은 가장 좋은 옷을 숯다리미로 빳빳하게 다려서 차려입고 성당에 온다. 미사가 시작되자 크고 작은 북 2개와 깡통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와 춤이 시작된다. 미국에서 원조한 기름 깡통을 납작하게 눌러 깨진 유리조각을 넣어 만든 악기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해 순수하게 하느님을 찬미하는 이들의 목소리보다 아름다운 악기는 없다.


 
▲ 미사시간은 축제의 시간이다.
제단 앞에서 `알렐루야 댄서`가 주님의 기도를 율동과 함께 부르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수단에서 뭐하십니까?"

 "살고 있습니다."

 "아니 뭐하시냐고요?"

 "사제로서 살고 있습니다."

 수단 선교사 한만삼 신부(수원교구)는 한국에서 신자들이 질문을 해오면 늘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

 "선교사는 사회사업가도, 비정부기구(NGO) 직원도 아닙니다.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음을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지요. 사목자로서 아프리카에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선교사의 가장 큰 임무입니다."


 
▲ 사제관이 없는 쉐벳공소에서 한 신부는 제의실을 사제관 삼아 살고 있다.
복사단과 함께 웃고 있는 한 신부.
한쪽에 접이식 침대와 풍로가 보인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한 신부는 아강그리알본당에서 가장 큰 공소인 쉐벳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한다. 거리는 20㎞밖에 안 되지만 물웅덩이 길을 빠져나가는 데만 꼬박 1시간이 걸린다. 공소가 큰 길가에 있고, 어떤 때는 본당보다 신자가 많아 본당 승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만만치가 않다.

 그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건물이라곤 공소 건물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지금은 화장실과 간이샤워장, 비닐하우스 창고 등을 지었지만 화장실에서는 박쥐가 튀어나오고, 우물이 없어 멀리까지 물을 길러 가야 한다. 아직 사제관도 없어 제의실에 간이 접이식 침대를 펴놓고 잠을 잔다. 밥은 풍로를 이용해 간단히 해 먹고 온종일 일을 한다. 씻을 때는 가림막만 친 샤워장에서 길어온 물로 별을 보며 씻는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 보내온 트랙터와 케냐에서 수입한 철조망으로 몇 달 동안 공을 들인 끝에 공소 주변에 울타리를 쳤다. 수단에서는 생산되는 물건이 없어 100 수입에 의존하는데, 우간다와 케냐가 주 수입국이다. 케냐에서는 육로로, 한국에서는 배로 수 개월이 소요되는데, 트랙터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빼앗기는 바람에 다시 찾아오는데 6개월이나 걸렸다. 힘들게 물건너 온 트랙터는 얼마 전 기어박스가 고장 나 공소 마당에 서있다. 사제관도 지어야 하고, 우물도 파야 하고, 성당 뒷마당에 옥수수도 심어야 하고 할 일이 산더미 같다.

 "수단교회는 아주 어린 교회입니다. 20살 이하 신자가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고요.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다음다음 세대, 100년 후를 바라보며 사목하고 있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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