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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오지] 방글라데시를 가다 (3) 눈물 흘리시는 성모님

감자 3개가 가족 한 끼 … 가난 대물림 끊어야, 하루종일 일해도 학비는커녕, 식비 해결조차 어려운 사람들, 한국 초기 교회 모습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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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이 초롱초롱했다. 아이들은 한국 수녀들의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왔다. 남루한 모습의 한 아빠가 학교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공부하고 있는 딸을 불렀다. 딸은 아빠가 학교에 온 것이 창피한 듯, 자꾸 뒤를 돌아보며 친구들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왔다. 아빠가 시장에서 막 사온 듯 망고 과일 하나를 딸의 손에 쥐어 주었다. 점심을 챙겨주지 못해 대신 가져온 모양이었다. 아이는 낚아채듯 과일을 받아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교실로 달려갔다. 아빠는 그 뒷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딸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발걸음을 돌렸다. 아빠의 눈과 기자의 눈이 허공에서 만났다. 슬퍼 보였다.
 


 
▲ 로빈 센·파트리시아 센 부부의 가정.
이들 부부는 수녀가 준 감자 3개에 눈물을 쏟았다.

닮았다. 한국 초기 교회 모습이다. 그리스도교 신자 마을에 살고 있는 로빈 센(Robin Sen·45)·파트리시아 센(Patrisia Sen·35) 부부. 1991년 결혼해 카콘(18), 카논(16), 코나(12) 세 딸을 두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대부분 그리스도교 가정은 주일을 철저히 지키는 등 한국 초기 교회 신앙인들과 같은 열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당이 멀어도 서너 시간씩 걸어서 미사에 간다. 가난한 모습도 닮았다. 무슬림이 대세인 탓에 웬만해서는 정계나 사회에 진출하기가 힘들다. 재산권 소유 및 학교 교육 등에 있어서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한다. 그러다 보니 가톨릭 신앙인들은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힘들다.


 
▲ 고정란 수녀와 어린이.
 
땅을 가지고 있지 않은 로빈씨 부부도 마찬가지. 부부가 함께 이웃집 농사일 등 허드렛일을 하지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도 힘들다. 게다가 딸 셋을 교육시켜야 했다.

이웃에서는 “아들도 아닌 딸을 왜 교육시키느냐”, “나중에 시집이나 보내라”며 만류했지만 어머니는 그럴 수 없었다.

“저희 부부는 간신히 글자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교육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딸들에게 만큼은 이 고생을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부부는 딸들을 가르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빚을 냈다. 그러다 보니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대로라면 딸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도 못하고, 빚은 빚대로 떠안게 될지로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 희망이 생겼다. 한국 수녀들의 도움으로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은 모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더 이상 평생 동안 가난의 한을 품고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고정란(피앗) 수녀가 가지고 있던 감자 중에 3개를 어머니에게 줬다. 감자가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가난한 이들은 그것도 사 먹지 못할 때가 많다. 감자 3개는 이 가정에 좋은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수녀가 먹을 것이 떨어지면 말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부끄럽다면서 살짝 웃더니 마침내 눈물을 쏟았다. 힘든 것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이겨내던 어머니였다. 수녀도 함께 울었다.

첫째 딸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둘째 딸의 꿈은 간호사다. 딸들이 말했다.

“열심히 할게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 말에 또다시 말을 잊었다. 가족은 그렇게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 무거운 침묵을 뒤로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 불라키푸르 공소에서 만난 성모님의 얼굴은 참으로 슬퍼 보였다.
 

또 다른 그리스도교 마을인 불라키푸르(Bhulakipur) 공소로 향했다. 수녀들 숙소에서 1시간 30분 거리다. 김면정(노엘) 수녀는 다른 방인 사제 및 교리교사와 함께 이곳에서 젊은 부부들을 대상으로 사회 교리를 가르쳤다.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였다



가톨릭신문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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