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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평화] 60년 이산, 눈물과 기다림 그리고 기도

죽기 전에 한번쯤은 만날 수 있으려니... 가족과 생이별 60여 년 생살 찟는 아픔 삼키며 상봉 그날 꿈꾸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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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의 땅을 가로질러 통일 열차가 경의선 남측 최북단 도라산역으로 향한다.
휴전선에서 남쪽으로 7㎞ 지점에 있는 임진각 전망대에서 망배단 넘어로 자유의 다리가 보인다.
자유의 다리는 6ㆍ25전쟁이 종결되면서 전쟁포로 1만2773명이 건너와 유명해진 다리로, 지난 2000년 이후 일반에 공개됐다.
오른쪽에는 희미하게 통일로와 나란히 달리던 경의선이 끊겨 교각만 남아 있고, 왼쪽엔 지난 2003년 6월 14일 연결된 경의선 철교가 보인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 임진각 철조망엔 통일을 기원하는 이산가족들의 애절한 심정이 담긴 쪽지글을 담은 오색 천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매달려 있다.
쪽지글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이산가족들의 표정이 침통하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 평양교구 출신인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18일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통일기원미사를 주례한 뒤 북에서 내려온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선물을 건네며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순환 분도
 


   만남, 그 인연은 짧고, 생이별은 길었다. 해방된 지 벌써 65년, 뒤이어 6ㆍ25전쟁이 발발한 지도 60년이 지났다. 남은 건 `생살을 찢는 듯한` 이산의 아픔이었다.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만날 수 있을지` 눈물을 삼키며 살아야 했다. 1000만 명을 헤아린다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은 깊고 길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이 다 되도록 굳게 닫혔던 남북관계가 최근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측 수해 지원에 북측이 이산가족 만남과 북에 억류돼 있던 어선 석방 등 대화로 화답한다. 남북이 최근 금강산 지구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가질 것을 협의함에 따라 길게는 60여 년, 짧게는 10년 안팎(북한이탈주민들) 가족과 헤어져 눈물과 기다림으로 살아온 얘기를 들어봤다.



   #멈추지 않는 눈물의 세월…

 덕원신학교에 다니다 1ㆍ4후퇴 때 월남한 평남 대동군 남곶면 출신 김득권(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 한가위나 설 명절 때면 김 신부는 이제 네댓 명밖에 남지 않은 평양 성모보통학교 동창들을 만난다. 올해도 한가위를 보내고 이들을 만나 마음껏 고향 얘기를 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제가 7살, 10살 때 돌아가셨어요. 그렇지만 두 분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 또 고향에 가보고 싶은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걸 어떻게 말로 다 하겠어요. 동창들을 만나면, 성당 짓던 얘기, 공산당에 핍박당하던 얘기, 신부님들과 함께하던 얘기가 끊이질 않아요. 고향에 남은 고모님은 살아 계실지, 조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정작 고모나 조카들 이름을 알지 못해 이산가족 상봉조차 신청하지 못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김 신부는 2002년 11월 국수 지원 분배 확인차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방북단 일원으로 고향을 찾아 평양 관후리주교좌성당 터에 세워진 소년궁전을 보던 기억이 요즘도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얼마 전 뇌수술을 받아 건강이 그리 좋지는 못하지만 살아서 꼭 통일이 되는 걸 보고 싶다"는 김 신부는 최근 평양교구 순교자 시복ㆍ시성을 위해 순교록을 정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평양교구 서포본당 출신인 김만복(로사, 77)씨도 결혼한 두 언니를 남겨두고 역시 1ㆍ4후퇴 때 가족과 함께 월남했다. 8살, 16살 연상인 언니들이어서 유난히 많은 귀염을 받고 자랐던 김씨는 헤어진 언니들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고향인 서포 위성사진을 내려 받아 1m 크기 대형 사진으로 인화해 고향 집터와 주차장, 서포 수녀원 등을 늘 지켜보며 눈을 떼지 못한다.

 지난 2006년 4월 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방북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 고향 땅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망향의 아픔을 달랬던 게 그나마 김씨에게 큰 위안이다. 방북 당시 찍은 사진에서 자신의 선산을 확인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는 그는 "지금도 수해와 갖가지 재해로 고통받는 북녘 형제들을 생각하면 안쓰러워 잠이 오질 않는다"며 당국에서 조속히 대북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산의 아픔, 그 기다림…

 이처럼 60여 년 이산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실향민은 현재 12만8111명(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등록 기준)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중 3분의 1이 타계해 이제 등록된 이산가족 중 살아있는 이들은 8만 명 안팎으로



가톨릭평화신문  201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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