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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탄 선물은 새 성당이죠

새 성당 입당 기다리는 수원교구 퇴촌본당 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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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촌본당 신자들이 새 성당 앞에서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성탄 전야 미사 때 입당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누구보다도 이번 성탄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수원교구 퇴촌본당(주임 김종남 신부) 신자들이다. 퇴촌본당 신자들은 이번 성탄 전야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성당에 입당한다. 2006년 1월 본당이 천진암성지에서 분리돼 마을 한가운데로 내려온 지 5년 만이다. 새 성당은 외부 공사를 마치고 현재 내부 공사 중이다.


 # 본당 이전 허락 공문과 40만 원

 2005년 9월 퇴촌본당(옛 천진암본당) 주임으로 발령을 받은 김종남 신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성당에 오지 못하는 신자들이 많은 것을 알고 성당을 마을 한복판으로 이전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본당 통장에 들어 있던 돈은 7만 원이 전부. 3개월간 헌금과 교무금을 모아 교구에 밀린 공납금을 내고 나니 40만 원이 남았다. 마을로 내려오던 날, 김 신부 손엔 본당 이전을 허락한다는 교구 공문과 40만 원이 든 통장 하나가 달랑 쥐어져 있었다.

 다행히 한 신자가 봉헌한 5000만 원으로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상가 건물 1ㆍ2층을 빌린 신자들은 오로지 성전건립에만 매진했다. 700여 명이던 신자들 교적을 정리하고 나니 남은 신자는 400여 명. 하지만 마을에 성당이 생겼다는 소문이 나자 교통이 편한 인근성당에 다니던 신자들이 속속 돌아오기 시작했고, 예비신자도 꾸준히 문을 두드려 신자는 어느새 1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신자들로 북적거리는 성당을 보며 3층에서 개신교 교회를 운영하던 한 목사는 "한 건물에 같은 업종이 들어오는 것은 상도(?)를 어긴 것 아니냐"며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하기도 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먼지 속 비닐하우스, 비 새는 천막

 교구에서 빌린 돈으로 부지를 매입해 비닐하우스 성당으로 이사를 하던 날, 신자들은 바닥에 깔 벽돌을 날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번엔 찌는 듯한 더위와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이동식 화장실을 이용하기 싫어 아이들은 성당에 오기 전 물도 마시지 않았다.

 신자들은 2006년 성탄을 잊지 못한다. 성탄제 공연 후 먼지 가득한 성당을 환기시키기 위해 창문과 문을 잠깐 열었다가 전 신자가 단체로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다. `주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탈출 3,18) 광야로 나선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 고난을 겪었듯이, 성당 건축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시청에서 철거경고를 여러 차례 받고, 세 번째 이사한 곳은 창고로 쓰이던 천막. 겉보기엔 비닐하우스보다 번듯했지만, 비가 오는 날엔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마이크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 제대 대형 십자가 뒤로 씌운 하얀 천이 빗물에 얼룩덜룩 젖어들어 가는 동안 신자들 마음도 젖어들어 갔다.

 교육관을 짓고 네 번째로 이사를 한 신자들은 어느새 `이사의 달인`이 됐다. 그 사이 김 신부는 공소 컨테이너와 경매 나온 집 등을 전전하며 무려 여섯 차례 이사를 했다.


 #신자는 간장팔고, 신부는 모금하고

 신자들은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 팔았고, 김 신부는 허락만 해주면 이 성당, 저 성당으로 모금하러 다녔다. 바자를 앞두고 재료비조차 없었을 때는 동기 신부에게 꿔다 쓰고 갚았다.

 김 신부는 "건축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2억 원밖에 없어 기금을 모은 다음에 성당을 짓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며 "하지만 멘토가 돼준 신자들이 `결코 무모하지 않다`며 용기를 주었다"고 말했다.

 신자들은 먼저 공소를 두개 지었다. 교육관도 건립했다. 그러고 나니까 25억 원이 드는 성당 건축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신자들은 "빚도 재산"이라며 서로 격려했다.

 "따뜻한 곳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제일 좋아요! 솔직히 천막은 너무 추웠거든요."(최주해 플로라, 14)

 "의지할 곳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집이 생긴 거잖아요."(김기완 스테파노, 14)

 성탄축제 공연 연습을 하러 성당에 모인 중고등부 학생들이 제법 어른스럽게 말했다.

 김상한(안드레아, 71) 재정분과장은 "시골 가난한 작은 본당에서 시작한 성전건립이 이렇게 이뤄진 것은 모두 하느님 은총 덕분"이라며 "돌이켜보면 모두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즐거운 추억"이라고 말했다. 신자들은 요즘 구역별 성경필사와 묵주기도 200만 단 바치기 운동을 하며 입당을 기다리고 있다.

 김 신부는 "머지않아 새 성당에서 신자들과 기쁘게 웃을 날이 기대된다"며 "형편없는 땅에 경계말뚝을 박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성당이 지어지는 것을 보며 하느님에게서 선물을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입당을 20여 일 남긴 요즘, 신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외형을 갖춰가는 성당을 올려다보기 바쁘다. 퇴촌본당 신자들에게 올해 성탄절만큼은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 선물이 필요없을 듯하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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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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