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30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나? 군종신부!] 구성진 신부편 (15)

군인인가 신부인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사제들은 여러 분야에서 사목을 한다. 가장 많은 부분이 본당신부다. 본당사목을 제외하면 대개 특수사목이라고 부른다. 특수사목을 할 때 그 신분 속으로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노동사목을 한다고 해서 꼭 노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교정 사목을 한다고 해서 굳이 교도관이 될 필요도 없다. 또 학생사목을 한다고 해서 꼭 교사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다가가는 사목을 하면 된다.
 하지만 군 사목은 그렇지 않다. 다시 입대해서 훈련을 받고 임관해 군인이 돼야만 군 사목을 전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긴다. 우리는 사제이기에 군에 와서 봉사하면서 사목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군에서는 군인이 우선임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처음 군종신부로 입대를 해보면 대부분 신원에 갈등을 느낀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신부가 먼저인가 아니면 군인이 먼저인가. `문화적 충격`이다. 그런 상황을 잘 극복하는 신부가 있는가 하면, 계속 갈등 속에서 고통을 겪는 신부도 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양순하게 처신하라". 이분법은 해결이 안 된다. 군복 입은 성직자로서 처신을 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먹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지….
 군복을 입으면 계급장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계급에 얽매이게 된다. 그리고 많은 군인들이 천주교 신자는 아니다. 90가 타 종교 내지는 비신자들이다. 그들도 군 생활을 하는 군인이다보니 군인으로서 판단한다. 머리가 조금만 길어도, 군복을 안 입고 부대에 와도, 일과 시간에 잠시 어딜 다녀와도 지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반본당에서는 본당신부와 사목회에서 뭔가를 결정해 실행에 옮기지만, 군에서는 아무리 본당신부와 사목회 결정이 있어도 지휘관의 최종승인이 나야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도 있다. 의식 차이 때문에 참으로 열이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가끔 갈등을 겪다가 다툼이 생기는 일도 있다.
 또 한 번씩 원래 소속된 교구에 가면, 동료 신부들이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들 말하는 경우가 있다.
 "어이! 군발이! 우째왔노?"
 왜 오기는? 원래 소속된 집에 오는데 이렇게 묻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닌가. 물론 반가워서 하는 말인 줄 알지만 뭔가 가슴 한쪽이 시린 느낌이다. 부대에서도 이방인인 듯한 느낌을 받아 마음이 별로 안 좋은데, 동료 신부들까지 이렇게 가슴이 시린 말을 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랴. 내 손길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군에 있는 한, 꿋꿋하게 온 힘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모든 군종사제들이여,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아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3-2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8. 30

느헤 1장 5절
아, 주 하늘의 하느님, 위대하고 경외로우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과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계약을 지키시고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