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은 낙태 규제하지 못할망정 오히려 부채질

''피임제 재분류(안)에 관한 공청회'' 열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개최한 `피임제 재분류(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청중들이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응급약, 여성 건강 낙태 예방 모든 면에서 여서엥 해로워
여성단체 약사회 등 환영, 여성들의 원치 않는 임신 도와
교회는 생명경시 우려, 정부는 7월 말 재분류안 최종 결정

   #사례1. 미혼 여성 A씨는 남자친구가 성관계를 요구하자, 사전피임도 하지 않았고 피임 도구가 준비되지 않아 성관계를 거부했다. 남자친구는 내일 노레보(응급피임약)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결국 관계를 갖고, 인근 약국에서 노레보를 사 72시간 내에 두 차례 복용했다. 그러나 임신이 됐고, 고민 끝에 낙태를 결심했다.

 #사례2. 스웨덴은 2001년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했다. 이후 2007년까지 6년간 스웨덴의 응급피임약 판매량은 2배로 늘었고,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3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낙태는 2000년 3만 980건에서 2007년 3만 7205건으로 20가 늘었다. 사전피임률은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반대운동연합 김현철 회장은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화재보험협회 강당에서 개최한 `피임제 재분류(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위 사례를 발표하고,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여성의 건강과 안전, 임신 및 낙태 예방 등 모든 면에서 여성에게 유리한 점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회장은 "성폭행을 당했을 때나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마지막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는 응급피임약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허울뿐인 명분"이라며 "지금도 전문의약품인 응급피임약 판매량이 4년간 71나 증가한 상황에 응급피임약을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게 되면 응급피임약의 반복 복용을 어떻게 막으며, 여성들이 겪는 후유증과 부작용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청회에서 종교계와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응급피임약 전환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보다 생명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으며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사전피임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응급피임약을 전문의 상담과 처방 없이 보급하면 원치 않는 임신과 불법 낙태는 성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단체 및 소비자연대ㆍ약사회 관계자들은 낙태 문제와 청소년들의 왜곡된 성문화 등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종교계의 우려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들이 쉽게 피임약을 구입해 복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임의 접근성을 앞세워 맞대응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강인숙(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생명위원, 프리스카) 약사는 "응급피임약은 단순 피임약이 아니라 인간 배아를 침해하는 화학적 낙태약"이라며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존중 문화를 증진하기보다 초기 인간생명을 경시하고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수정되는 순간부터 자연사하는 순간까지 인간 생명은 한결같이 보호받아야 한다"며 "응급피임약을 먹는 사람의 의도는 생명을 거부하는 것이고, 피임의 실패는 낙태로 귀결된다"고 비판했다.

 김현철 회장은 "응급피임약 복용자의 5~20가 두통ㆍ구역ㆍ복통ㆍ현기증 등을 반드시 경험하고, 30 이상은 자궁출혈을 보이고 있다"며 "응급피임약은 많이 팔려서는 안 되는 약"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산부인과 전문의 최안나(안나)씨는 "사전피임률을 높여 낙태를 줄이도록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피임실패율이 가장 높은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고 따져 물으며 "응급피임약이 일반화되면 사전피임이 줄어 원치 않는 임신이나 불법 낙태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언에 앞서 "정부의 피임약 재분류 계획 발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보며 여성 건강을 책임진 산부인과 의사로서 깊은 반성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전문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일어나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한국여성민우회와 대한약사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소비자연대 등은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환영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상임대표는 "피임약은 누구나 쉽게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응급피임약의 성분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부회장은 "응급피임약은 약사의 복약지도로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며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해 구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은 "우리가 논의하는 건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여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며 "안전 시스템을 갖춰 응급피임약을 약국 판매로 전환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를 지켜본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송열섭 신부는 "공청회의 보이지 않는 주체는 초기 인간생명이지만 이들은 발언권이 없다"면서 "적어도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못 박았다. 이어 송 신부는 "이는 낙태를 더 규제하고 자제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라며 "성윤리와 생명윤리를 해치는 지대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이선희 의약품심사부장은 "생뚱맞게 의약품을 왜 재분류하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의약품의 안전하고 합리적 사용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려는 순수한 사명으로 시작했다"며 "공청회는 재분류 시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공청회에서 나온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7월 말 재분류(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6-2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4. 2

에페 5장 21절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