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롬바노중학교 출신 교사와 졸업생들이 성금전달을 기념하는 떡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학교는 폐교됐지만, 주님께 받은 사랑은 마음에 영원히 간직할 겁니다."
3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한 대형 식당에 1984년 폐교된 골롬바노중학교 동문 150여 명이 모였다. 지난 1년간 모은 성금 1500여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동문회 나눔 실천 모임인 천사회 박보순(라우렌시오, 11회 졸업) 회장은 "주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누자는 취지에 1구좌에 1000원씩 1004구좌를 신청 받았다"며 "동창들의 추천을 받아 심사를 거친 7명에게 성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서연길(도로테아, 78) 전 골롬바노중학교 교사는 "광목을 물들여 교복을 만들어 입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던 제자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주님 일꾼으로 성장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전남 나주시 노안면에 있었던 골롬바노중학교 졸업생들의 모임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보순 회장은 "입학생 감소로 폐교된 학교에 대한 그리움과 뿔뿔이 흩어진 동창을 찾으려는 마음에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통해 동창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체 졸업생 2000여 명 가운데 1600여 명이 카페에 가입했다. 졸업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소식을 나눴다. 하루 접속자가 수백 명에 이르고, 중학교 졸업생 카페 5만여 개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모임이 활성화됐다.
이들의 만남은 단순한 친교에 머물지 않았다. 동창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장으로 발전했다. 어려움을 겪는 동창을 돕고, 학교 출신 사제ㆍ수도자들이 소속된 본당 성전 건축에 힘을 보태며 결속을 다졌다. 학교 출신으로 타 종교 성직자가 된 이들도 함께했다.
학교 폐교 20년 만인 2003년에는 학교터에서 졸업생 1000여 명이 모여 축제의 장을 열기도 했다. 옛 스승들과 지역 어르신들도 초대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노안성당 100주년 때는 6000여만 원을 모금, 성모동산을 봉헌하기도 했다.
박보순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동창의 참여를 유도해 3개월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더 성숙한 공동체로 하느님 안에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