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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는 부당해고로 실직해 어렵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저는 경매 낙찰금을 기약없는 싸움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지난해 6월 평화신문 나눔 캠페인 `나눔의 기적`에 10년간 소장해오던 그림을 내놓으면서 한 말이다. 나눔의 기적은 전국 주교들의 애장품을 경매에 부쳐 낙찰금을 어려운 이들에게 전하는 자선경매 나눔 캠페인.
한 달 후 열린 나눔의 기적 전달식에서 최 주교 그림 낙찰금 1100만 원은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에 전달됐다. 낙찰금은 현재 위원회가 운영하는 노동자 두레 `새빛새날` 기금을 통해 대우자동차 부당해고자 3명의 가정에 매달 50만 원씩 6개월째 전달되고 있다.
인천시 부평에 있는 대우자동차 판매점에서 2년째 농성을 하고 있는 A(44)씨는 "교구의 지원금은 외로운 싸움을 하는 저와 가정에 큰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이어가는 우리를 위해 누군가 돌봐주고 계심을 느꼈다"고 고마워했다.
초등학생과 7살 아이를 키우는 A씨는 갑작스런 해고를 당한 뒤 그때부터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그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과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A씨는 "생활비는 늘 턱없이 부족하지만, 지원금이 무엇보다 아이 교육에 큰 보탬이 되고 있어 기쁘다"면서 "아프기만 했던 마음이 지원금을 통해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지원금을 받는 2명의 50대 해고자 또한 대학생 자녀 학비 마련 등에 조금은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새빛새날` 기금은 30여 명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늘 부족한 예산으로 3개월씩 한 가정만 지원해오다가 나눔의 기적으로 한 번에 큰 금액이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동시에 세 가정을 지원하게 됐다. 10년 넘게 이어온 기금은 최 주교가 전한 낙찰금에 힘입어 또 다른 나눔의 기적을 이뤄냈다.
위원회 사무국장 조대원(바르나바)씨는 "부족한 예산으로 운영되다보니 그간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지원금 확충으로 수혜 가정도 늘리며 당분간이라도 걱정없이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게 됐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더 많은 실직 노동자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 032-679-1308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