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베트남 맹인시설 후원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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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원(맨 오른쪽)이 베트남 고아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제공 |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묵묵한 수고를 아끼지 않는 봉사 단체,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이하 빈첸시오회)다. 수많은 본당 빈첸시오회 중에서도 수원교구 안산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회장 전진구)는 좀 독특하다. 나눔의 손길을 멀리 해외로까지 내밀었기 때문이다.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가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에 있는 비인가 맹인시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전진구(미카엘) 회장이 베트남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그곳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으면서다. 2015년 7월 베트남의 맹인시설을 처음 방문한 전 회장은 사회로부터 버려진 맹인과 고아 20여 명이 뒤엉켜 사는 열악한 환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복지시설의 열악함과는 차원이 달랐다.
현지의 딱한 사정을 접한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는 매달 30만 원을 부치는 한편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요한 물건과 헌 옷, 쌀, 식료품 등을 전하면서 맹인과 고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커다란 종양이 얼굴을 뒤덮은 신경섬유종으로 고통받고 있는 티엔씨를 한국으로 데려와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도 받게 했다.
맹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고아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분리하는 것이 빈첸시오회의 바람이다. 방치된 고아들을 제대로 돌보려면 별도의 보육원이 꼭 필요하다. 5년 안에 보육원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운 빈첸시오회는 건립 기금 모금 활동을 수원교구 빈첸시오회 차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본당 빈첸시오회 활동이 지역사회에서도 더없이 활발한 것은 물론이다. 매년 김장철이 되면 전체 회원 9명이 본당 신자들과 힘을 합쳐 배추 300포기 분량의 김치를 담가 복지시설 4곳과 저소득 70가정에 전하고 있다. 김장하는 데만 사흘이 걸리는데, 배추도 빈첸시오회원 땅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쓴다. 남다른 정성이다.
노숙인 돌봄도 빼놓을 수 없다. 매주 목요일 오후 성당 앞 공터에서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한다. 평균 60여 명의 노숙인이 모인다. 돈도 1000원씩 주고, 헌 옷을 나눠주기도 한다. 연중무휴다. 사회복지시설과 형편이 딱한 10가구를 정기적으로 후원하면서 밥 짓고 빨래하고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빈첸시오회가 매달 지출하는 돈은 150여만 원. 헌 옷과 떡국 판매 등 수익 사업 외에도 110여 명에 이르는 명예회원들의 후원이 활동 기금 마련에 큰 몫을 차지한다. 회원들도 자신의 주머니를 터는 데 인색하지 않다.
회원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류만석(베드로)씨는 “나보다 못한 이를 배려하는 활동이 너무 좋고 흐뭇하다”며 “빈첸시오회원이 되면서 비로소 하느님을 만난 것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박남순(골룸바)씨는 “도시락을 받은 할머니가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할 때 더할 수 없는 위로를 받는다”고 뿌듯해 했다.
전진구 회장은 “무엇보다 완치를 위해 조만간 2차 수술을 받는 티엔씨 수술이 잘 되면 좋겠다”면서 “현재로서는 6000만 원이나 되는 수술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