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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가 4~5일 마련한 생태 피정에서 참가자들이 각자 피조물을 이용해 자신의 생태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주님, 인간을 창조의 으뜸으로 여기며 다른 창조물들을 무시한 교만의 죄를 뉘우칩니다.”
4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노틀담교육관에 모인 사제와 신자들이 하느님 창조물인 자연을 평소 경시하며 살았던 마음을 고백하고 죄를 뉘우쳤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가 4~5일 마련한 첫 생태 피정에 참가한 이들은 묵상을 통해 모든 피조물에 지은 죄를 돌아봤다. 이어 그간 편리한 삶을 지향하며, 자신도 모르게 자연을 훼손하거나 오염시키며 고통을 준 잘못을 뉘우치며 고통의 신비 5단을 바쳤다.
서울 환경사목위가 마련한 생태 피정 주제는 ‘생태적 회개를 위한 성찰’이다. 위원장 이재돈 신부와 부위원장 백종연 신부를 비롯해 생태 사도직 활동 중이거나 관심 있는 신자 등 20여 명이 피정에 참가했다. 산책과 묵상으로 자연을 돌아보는 시간도 이어진 가운데, 참가자들은 꽃과 돌, 낙엽 등으로 자신의 생태관을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자연을 위한 떼제와 기도가 촛불 아래 밤늦도록 이어졌다. 이들은 “내 주변 곳곳에 모두 생명이 존재함을 새롭게 느꼈다”, “기도하는 동안 하느님이 주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지하고 지키지 못했던 것을 반성했다”고 했다.
이튿날 자연을 찬미하는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친 참가자들은 미사에서 세상 만물을 함께 지키고, 하느님이 이룩한 창조보전 사업에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이재돈 신부는 “하느님과 이웃을 생각하는 신앙생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젠 파괴되어 가는 하느님 피조물을 돌아보고 함께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갖고, 이처럼 자연을 위하는 기도와 피정이 많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