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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의 눈] 해외선교, 본당사목이 되어야 한다 / 김민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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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교회가 선교와 사목을 명확히 구별했다. 선교는 교회 밖을, 사목은 교회 안을 지향하는 활동으로 이해했지만,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그 둘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무너졌다. 예를 들어 이주노동자, 난민, 혹은 다문화 가정을 돌보는 ‘이주사목’이 새롭게 등장했다. 과거에 교회는 이주민을 선교 차원에서만 다루었지만 이제는 급증하는 이주민에게 사목적 지원을 보다 능동적이고 실질적으로 펼치도록 본당사목으로 편입되고 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설립됐다.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해외선교’도 마찬가지다. 해외선교는 교구나 수도회(외방선교회, 골롬반회 등)가 담당하여 해외에 사제,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를 파견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해외여행이 빈번해진 우리나라에서 본당 차원으로 신자를 선교사로 양성하거나 신자 개인의 쇄신과 복음화를 위한 단기선교 체험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해외선교가 교구나 수도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본당 공동체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사목적인 접근과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난달에 본당 단체 중의 하나인 ‘해외선교후원회’ 주최로 25명의 본당 신자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해외선교체험 여행을 다녀왔다. 3박4일 간 나트랑교구 관할에 있는 소수민족을 위한 본당 두 곳과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고아원을 방문하여 현지 실정을 살펴보았다. 베트남은 최근에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하고 있고, 가톨릭 교세가 활발하게 팽창되고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이기에 종교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중국 교회입장보다는 종교생활이 훨씬 자유롭다.

소수민족 성당 중 한 곳을 방문하여 그곳 사정을 들어보니, 주일미사는 한 번 있는데 약 1000명 정도 참석한다고 한다. 그중에 90 이상이 소수민족이고, 미사 후에는 국수잔치를 하는데, 여기 오지 못하는 소수 민족들이 많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이 산속에 살기 때문에 성당까지 오고 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도 꽤 있다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 버스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젊은 본당신부가 애처로워 보인다.


이번 해외선교 체험에 참여한 신자들 모두가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은 것은, 본당만의 신앙생활이 아닌 세상에 열린 자세로 이웃을 인식하고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교회가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전환된 만큼, 무엇보다 ‘아시아 복음화’의 주역이 되어야 함을 공감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전국 교구 본당에서 ‘해외선교후원회’를 하나의 단체로 운영하는 곳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을 대부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지평에서 생각해보자. 요즘 한국교회가 냉담교우 증가, 세속화, 청년 감소 등의 위기 징후를 보이며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당마다 해외선교 활동이 들불처럼 퍼져나간다면 교회가 겪는 위기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본당에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많다. 특히 은퇴하고 남은 삶을 봉사하며 보람된 일을 하고자 하는 신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평신도 선교사로 양성되고 파견된다면 본당 공동체가 해외선교에 커다란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교구나 수도회만이 해외선교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본당에서 사목적인 차원으로 신자들에게 해외선교사로 봉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미 해외선교에 진출해 있는 수도회와 연계한다면 본당과 수도회 간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민수 신부 (서울 청담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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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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