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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뇌출혈 이후 파킨슨병과도 싸우는 현승준씨

아프면서 직장 잃고 아내와도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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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고 있는 현승준씨. 현씨에게 신앙은 유일한 기댈 곳이다.


“얼른 건강해져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현승준(요셉, 49, 수원교구 본오동본당)씨는 이야기를 하면서 연신 왼손과 왼 다리를 떨었다. 경련이 온 것이다. 2012년 현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생긴 후유증이다. 함께 있던 어머니 장순희(율리안나, 70, 수원 본오동본당)씨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아들의 손을 잡았다.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현씨는 인쇄 기술자였다. 하루 18시간 가까이 일해야 하는 고된 나날이었지만 현씨는 이때를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가정을 꾸릴 수 있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도 얻었기 때문이다.

불행은 갑자기 찾아왔다. 현씨가 쓰러진 것이다.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었다. 병원에서 소생 불가 판정을 받았을 정도였다. 현씨가 쓰러질 때 함께 있었던 후배의 응급조치가 없었다면 현씨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현씨의 건강은 이미 크게 악화한 상태였다. 파킨슨병으로 잘 움직이지를 못해 재활 기간을 포함해 5년간 병원 생활을 해야만 했다. 가장 괴로운 것은 시력 불균형이다. 양쪽 눈 시력이 달라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없다. 지금도 재활을 위해서는 매일 걸어야 하지만 거리를 나서는 것 자체가 현씨에게는 큰 도전이다. 최근에는 잇몸이 약해지면서 치주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가정도 해체됐다. 일할 수 없게 되면서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결국 이혼한 것이다. 딸은 부모의 이혼 후 공황장애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년 전부터는 현씨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어머니까지 파킨슨병에 걸렸다.

현씨는 다시 인쇄일을 하고 싶어한다. 건강을 되찾고 다시 일하면 모두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치료비다. 국가로부터 받는 80만 원가량의 지원금이 소득의 전부다. 검진은 물론 약값을 내는 것도 빠듯하다. 신경외과, 안과, 치과 등 여러 분야의 치료를 동시에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씨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오직 신앙뿐이다. 어머니의 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3년 전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 영세를 받았다. 몇 년 전부터는 모자가 함께 본당 빈첸시오회 노숙인 급식 봉사도 나가고 있다. “봉사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몸도 더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현씨는 희망을 이야기하며 다시금 밝게 웃어 보였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정영철 신부(수원교구 본오동본당 주임)

현승준 요셉 형제는 10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의료진으로부터 소생 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노모의 지극한 정성으로 의식을 찾았습니다. 재활을 열심히 하여 더디지만, 보행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본인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요셉 형제의 큰 어려움은 치료비입니다. 치과 치료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약값이 많이 들어가 주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현승준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6일부터 2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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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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