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콜라레운동 마가렛 카람 회장과 헤수스 모렌 세페다노 공동회장
포콜라레운동 마가렛 카람 회장(왼쪽)과 헤수스 모렌 세페다노(사제) 공동회장이 12일 한국을 방문했다. 마가렛 회장과 헤수스 공동회장이 15일 마리아폴리 센터에서 젊은이들과의 만남 후 가진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는 말씀처럼 우리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선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랑은 한계가 없는 무한한 사랑입니다.”
포콜라레운동 마가렛 카람 회장은 “참된 일치는 서로 간 섬김이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콜라레운동 마가렛 카람 회장과 헤수스 모렌 세페다노(사제) 공동회장이 12일 한국을 방문해 일치의 영성을 전했다. 마가렛 회장과 헤수스 공동회장을 15일 경기도 의왕시 마리아폴리 센터에서 만났다.
마가렛 회장은 2021년 1월 포콜라레운동 세 번째 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 포콜라레운동 회원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이번에 첫 해외방문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14살 때 한 사제를 만나면서 포콜라레운동을 알게 됐다. 일상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하느님 부르심에 따라 일치를 위해 삶을 기꺼이 봉헌했다. “꿈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일치를 이룸으로써 보편적인 형제애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한국 포콜라레, 등대 역할
마가렛 회장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포콜라레운동 일치의 영성이 이 시대에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자기 갈 길만 가는 것이죠. 저는 관계의 치유를 통한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는 하느님이 창조한 선물입니다. 나도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서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헤수스 공동회장도 “불일치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며 “포콜라레운동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말씀처럼 일치를 가시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가렛 회장은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의 포콜라레운동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볼 수 있는 등대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평신도들이 주축이 돼 신앙을 받아들이고, 믿고 증거하며 따랐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특정 부류가 교회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세례를 통해 동등한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이 됐다. 교회에서 평신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헤수스 공동회장도 “평신도들이 한국 교회, 나아가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 교회에 평신도들은 큰 선물이고 자산이라 여긴다”고 했다.
일치 위해선 열린 자세 필요
헤수스 공동회장은 “일치는 하느님의 선물”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일치에 대해 다시금 강조했다. 완전한 일치를 이룰 때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마가렛 회장은 “일치를 이루기 위해 다른 종교, 사회 각계각층, 종교가 없는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면 좋겠다”며 “일치를 이루기 위해 좀 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회장단은 14일 이웃 종교와 정치·경제·사회·문화인들과의 만남을, 15일에는 의왕 마리아폴리 센터에서 한국 젊은이들과 만나 대화했다. 16일에는 충북 음성에 지어질 포콜라레 소도시(사람들이 모두 복음을 실천한다면 사회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증언하는 작은 마을) ‘아르모니아’ 부지를 방문했다. 21일에는 대전에서 ‘모두를 위한 경제, EoC(Economy of Communion, 복음적 나눔과 친교의 정신에 따라 모든 경제 활동의 패러다임과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프로젝트)’ 회원들을 만났고, 23일에는 대전 한남대에서 한국과 중국어권 회원들과, 24일에는 사제, 수도자들과 만나며 포콜라레 영성을 전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25일 출국한다.
1943년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하느님의 종 끼아라 루빅이 창설한 포콜라레운동은 영적, 사회적 쇄신을 가져오는 가톨릭 영성 운동이다. 1962년 교황청으로부터 ‘마리아사업회’라는 이름으로 공식 인준 받았다. 한국에서는 1969년 첫 포콜라레가 열렸고 2019년 한국진출 50주년을 맞았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