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3일 교구 노동사목회관에서 베트남공동체 설립 2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베트남공동체(담당 우엔 반 타오 신부, 사목회장 짠 반 훙)가 23일 서울 노동사목회관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설립 2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 500여 명은 베트남공동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하느님의 자녀로서 올바른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기쁨을 나눴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베트남공동체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고해주신 사제와 신자분들의 희생, 일치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설립 20주년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낯선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커다란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기에 현재의 고생을 기쁘게 인내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정 대주교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엠마오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셨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영원한 생명을 향해 걸어가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묵상하게 한다”면서 부활의 의미도 다시금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세상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실천하며 우리가 사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가족과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우리 자신을 봉헌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살고 실천하는 사도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미사에 참석한 우엔 지 흉씨는 “주님의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베트남공동체에 나오게 됐다”며 “그동안 공동체를 통해 한국에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컴퓨터정보학을 전공 중인 그는 “오늘 20주년 미사가 매우 뜻깊고 앞으로도 많은 분이 미사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졸업 후에도 한국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유상혁 신부는 “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집을 떠나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이 많다”며 “교회의 가르침은 이들을 보호하고 사회 안에 통합되도록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주민이기 전에 그들 역시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며 “다른 문화 안에서 삶의 양식이 달라 여러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먼저 듣고 우리 문화를 공유한다면 자연스럽게 사회 안에서 통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베트남공동체는 2003년 4월 13일 베트남에서 온 살레시오 수도회 팜 탄 빈 신부가 베트남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정식으로 설립됐다. 현재 서울 베트남공동체는 6개 지역공동체로 이뤄져 있으며 700명이 넘는 이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