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폭력, 스토킹 등 범죄가 급등하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 구조 및 보호, 상담을 제공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의 역할이 더욱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이 발간한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백서’에 따르면, 2021년 한해 가정폭력 112신고만 21만 8669건에 달했다. 매일 600건꼴이다. 그럼에도 많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감시로 신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최근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장’에 부임한 고순완(마르타, 착한목자수녀회) 수녀는 “폭력은 성별과 나이를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범죄”라며 “명칭은 여성긴급전화이지만, 남성 피해자들도 언제든 상담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지방자치단체 직영 또는 비영리법인·민간단체 위탁 운영 방식으로 전국 18곳에 분포돼 있다. 착한목자수녀회는 강원과 제주센터 2곳을 맡은 유일한 수도회다. 수녀회는 ‘한 사람은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하다’는 수도회 정신으로 여성긴급전화 1366 운영을 통해 가정폭력 등 범죄 피해자를 돕고 있다. 경찰·소방, 법률·사회복지·행정·의료기관, 피해자 보호시설, 상담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고 수녀가 있는 1366 강원센터만 해도 지난해 접수된 상담 건수만 1만 701건에 달한다. 매달 900건가량 상담을 진행 중일 정도로 많다. 4년째 전문 상담원으로 일하는 이승희(체칠리아, 52)씨는 “피해자들이 겪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상담은 전화와 내방, 방문, 온라인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부터 시작한 주거지원 사업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기 위해 운영하던 긴급피난처를 넘어 피해자가 자립하도록 돕는다”고 소개했다. 범죄 예방을 위한 솔루션 회의, 간담회 개최, 매달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보라데이 홍보도 1366센터의 역할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여전히 가정폭력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10년 차 상담원 신경자(63)씨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정폭력에 관대한 면이 있어 문제 해결 또한 어렵다”며 “폭력을 행한 가해 배우자에게 전과 기록이 남게 되면, 이 또한 자녀에게 오점으로 남을까 우려해 피해 배우자가 도리어 사건 처리를 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 발생하는 범죄일수록 온 가족이 계속 고통을 겪을 확률 또한 높아진다”며 “폭력이 세습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신고와 도움 요청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순완 수녀는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가 범죄 방지는 물론, 구성원 모두를 돕는 상담자 역할을 할 수 있길 기원했다. 고 수녀는 “1366센터는 내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며, 폭력인지 아닌지 분별이 어려운 상황, 처한 현실 대한 고민 등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얘기도 얼마든지 상담하고 있다”며 “신체·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을 때 지역 번호 없이 언제든 1366번으로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