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남기고 스스로 삶 등진 남편, 사채업자들이 수시로 찾아와 고통... 아픈 몸에 자식들과 매일 끼니 걱정
“살아갈 힘이 더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나윤(가타리나, 수원교구 구성본당)씨 남편은 2019년 아내와 두 자녀 앞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남편은 가구점을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7년 전부터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여기저기서 빚을 지다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 짓눌려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 말았다.
언어에 능통하고 꿈 많았던 딸은 아빠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 아빠가 남긴 빚으로 신용불량자 신세가 돼 취업도 못 하는 상황이다. 수시로 연락 오고 집을 찾아오는 사채업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도 생겼다. 최근에도 사채업자들이 집을 들이닥쳐 물건을 부수고 갔다. 개인회생을 준비하고 있지만, 사회에 복귀가 힘들 정도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요즘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는다”며 “달랑 가방 3개 들고 쫓겨나 지금도 하루에 겨우 한 끼만 먹고 있다”고 울먹였다.
고통은 한 번에 몰아서 오는 것일까. 김씨 건강도 매우 심각한 상태다. 당뇨와 심장병, 갑상선암, 자궁암 등 합병증이 진행돼 약으로 겨우 견디고 있다. 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웬만한 물건은 들 수조차 없을 정도다. 일할 수 있는 몸이 전혀 아니다.
그나마 아들이 물류창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으로 겨우 방세 정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아들 역시 신용불량자여서 버는 족족 빚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세끼 챙겨 먹는 게 꿈일 정도다. 현재도 3억이 넘는 빚이 가족들 앞에 남아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작곡도 곧잘 하고 밝았던 아들이지만 지금은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남편이 떠나기 전에는 저희도 봉사활동도 하고 이웃들과 나누면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사지 멀쩡한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손가락질받을 정도로 비참하게 살고 있습니다.”
본당 사회복지과에서도 김씨 집을 방문하고는 이 정도일 줄 상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덮을 이불조차 없어 얻어다 쓰고, 쌀도 성당에서 지원받고 있다. 본당 주임 신부가 김씨의 사정을 전해 듣고 관리비를 대신 내준 적이 있을 정도다. 남은 가족 모두 살아갈 희망도, 힘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김씨는 “남편 원망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그저 우리가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살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아세례를 받고 신앙 안에서 힘을 얻어왔던 김씨는 지금도 마지막 끈을 신앙으로 잡고 있다. “자식들에게 저마저 해선 안 될 선택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살려주세요’라는 기도뿐입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박규현 리디아(수원교구 구성본당 사회복지과)
김나윤씨 가족이 조금이라도 경제적 어려움과 영육 간의 건강을 되찾길 바랍니다. 가난한 자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성경 말씀이 이뤄지길 기도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나윤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