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 있는 두 자녀 키우며, 엄마는 우울증과 공황장애 앓아... 남편은 일자리 잃고 개인회생 신청
박은정·박주일씨 부부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두 자녀를 돌보고 있다.
“유진이 뽀로로 좋아? 뭐 하고 있어? 이리 와볼래?” 아이를 향한 부모의 말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부모의 부름에도 하염없이 다른 곳을 바라볼 뿐이다.
첫째 아들 진서(10)는 유독 말이 늦었다. 4살이 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데려간 병원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내렸다. 자폐성 장애라는 것이다. 2살 터울 동생인 유진이에게도 자폐가 있다는 것은 좀더 빨리 알아챘다. 첫돌이 지나도 부모가 부르는 소리에 대답은커녕 쳐다보지도 않는 유진이의 모습은 진서의 어릴 적과 똑 닮아있었다. 8살인 지금까지도 유진이의 지능 수준은 2살 아래에 머물러 있다. 이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하지만, 특수학교를 보내지 못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혼자서는 숟가락질도, 대·소변도 가리지 못한다.
엄마 박은정(요셉피나, 50, 이태원본당)씨는 첫 아이를 낳고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신생아들을 돌보는 것과 같은 현실에 계속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가장 안전하다는 집에서 공황장애가 찾아와 크게 다치는 바람에 목발을 짚고 있다.
남편 박주일(50)씨 또한 한때 정신과 약을 먹었지만, 생업을 위해 과감히 끊었다고 한다. 파견직으로 가전매장에서 근무하던 그는 원래 월 200만 원 정도의 소득이 있었다. 그런데 한 달 전 아픈 아내 대신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직장에 휴가를 신청했다가 해고를 당하고 말았다. 매달 나가는 아이들의 치료 및 특수교육비 370만 원에다, 현 주거지에 대한 대출금 40만 원까지 내야 하는데, 일자리마저 잃은 것이다. 결국 계속 대출을 받다가 지난 4월 파산 신청을 했고, 개인회생 절차를 밟아 앞으로 매달 150만 원씩 8년간 빚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지금 사는 집은 엄마 박씨의 아버지가 암 투병을 하다 하늘나라로 간 뒤 남긴 사망 보험금 5000만 원으로 마련했다. 집을 파는 것도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크고 나서 어디에 살지도 막막해 어찌하지 못하고 있다. 두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한 적도 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진서는 선생님에게 폭행을 당하고, 유진이는 방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법적 투쟁 끝에 해당 어린이집의 학대 사실을 밝혀냈지만, 이후 이사를 해야 했다. 원아 학대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에 다니던 다른 아이들이 갈 곳을 잃으면서 그 원망의 화살이 모두 이들 가족에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엄마 박씨의 소원은 그저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라는 것뿐이다. “누군가는 비싸게 돈 주고 특수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고도 말해요. 그런데 적어도 우리가 이 세상에 없을 때 혼자서 살아갈 수 있게는 해야죠. 툭하면 넘어져서 진서 앞니는 부러지고, 유진이는 찻길에 뛰어들고 있는데…. 우리 노후 준비는 못 해도 아이들만큼은 꼭 잘 성장시키고 싶어요.”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심흥보 신부(서울 등촌3동본당 주임)
박은정씨 부부는 두 장애자녀를 데리고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본당과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이 미소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있지만,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독자 여러분의 정성 어린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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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