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전 정부에서 쌓아 놓았던 남북 신뢰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갈등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예수회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연수(스테파노) 신부는 출범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현 정부에는 대북정책이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회 북한학 2호 박사이기도 한 김연수 신부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인 한반도는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와 같다”며 “그렇기에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현 정부에 대해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선제타격’을 이야기하면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전쟁 위험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윤 대통령이 7월 2일 “통일부가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 왔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조직법 제31조에 통일부장관의 역할이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된 것을 들어 비판했다. 즉,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있었고, 남한의 대북지원 제의를 북한이 거부해 전 정부에서도 5년 동안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을 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통일부의 기능과 정책을 변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특히 “현 정부가 통일부를 1960년대 국토통일원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는 듯하다”며 “통일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신부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시몬 주교)와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가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를 공동명의로 발표한 것에서 중대한 의미를 찾았다. 특히 담화 내용 중 “요즘 우리는 또다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힘으로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 득세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부분은 한국교회가 현 정부의 대북관을 우려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연수 신부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상호 적대시하고 전쟁의 위협을 조성하는 ‘분단폭력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평화는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생과 노력으로 꼭 실현해야 하는 하느님의 명령이자 예수님의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 교구 민화위와 수도회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서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한반도 종전선언에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