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WYD 4일 차,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거행
제37차 2023 리스본 WYD(World Youth Day, 세계청년대회, 이하 리스본 WYD) 넷째 날인 8월4일(금), 리스본 묵주기도의 파티마 성모성당(Our Lady of the Rosary of Fatima)에서 순례자(참가자)들을 위한 마지막 한국어 교리교육이 진행됐다. 부산교구 신호철 총대리주교의 교리교육에 이어 거행된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인 오현주 대사도 참석했다.
유 추기경은 성당을 가득 메운 순례자들을 향해 “이번이 마드리드, 리우데자네이루, 크라쿠프에 이어 네 번째 WYD 참석인데, 올 때마다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통해 교회의 신앙과 세계에 희망이 있음을 새롭게 체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심화된 경쟁사회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나의 이웃이 내가 사랑해야 할 형제자매임을 알고, 그를 사랑하면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 유흥식 추기경이 리스본 묵주기도의 파티마 성모성당에서 순례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전 세계 젊은이, 교황과 함께 세상을 위해 기도하다
이날 오후 6시, ‘만남의 언덕’(에두아르두 7세 공원)에서는 메인행사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이 거행됐다.
‘십자가의 길’은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기도방식 중 하나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형 선고부터 수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난기 중 14개의 중요 사건을 회화 또는 조소로 만드는데 이를 ‘14처’라고 한다. 14처는 교회의 내·외부를 비롯한 공적 기도 장소에 설치된다. 십자가의 길은 이 14처를 순서대로 이동하며 각 처 앞에서 묵상과 기도를 바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메인행사를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등장하자, 순례자들은 교황을 향해 “우리는 교황의 젊은이들!(Esta é a juventude do Papa!)”이라고 연호하며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십자가의 길을 시작하며 “예수님은 길이십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분은 항상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시며, 우리가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의심하지 않으신다”라고 말했다.
또한 “예수님은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기를, ‘희망의 파수꾼’이 되기를 원하신다”라고 말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통해 “우리의 꿈, 소망, 기쁨뿐만 아니라 고통과 두려움, 절망적이고 압도적인 상황들까지 모두 봉헌하자”라고 당부했다.
△ 십자가의 길이 거행되고 있는 에두아르두 7세 공원 전경 (WYD LISBON 2023 제공)
이날 십자가의 길은 일반적인 십자가의 길 기도 방식과는 다르게, 22개국 예술가들로 구성된 리스본 WYD의 퍼포먼스팀 앙상블23(Ensemble23)의 공연 형식으로 진행됐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의미가 담긴 앙상블23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기도 지향이 함께 낭독됐다. 순례자들은 전쟁·가정폭력·위계에 의한 범죄 등 이 세상의 모든 폭력과, 오늘날 젊은이들을 위협하는 외로움과 중독 문제, 기후와 식량 위기, 세계의 불균형, 난민과 사회적 약자, 가짜뉴스, 억압된 자유와 차별에 관한 문제 등을 묵상하며 함께 기도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십자가의 길을 마치며 순례자들을 강복하고 있다(WYD LISBON 2023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 젊은이들과의 만남 이어가
△ 화해공원(리스본 바스쿠 다 가마 정원)에 설치된 야외고해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례자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있다(WYD LISBON 2023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인행사에 앞서, 오전 9시에는 ‘화해공원’(바스쿠 다 가마 정원)에 마련된 야외 고해소에서 3명의 젊은이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이어 세라피나사목센터(Centro Paroquial de Serafina)에서 지원센터 및 자선센터 대표들과 만나 ‘실천하는 사랑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격려했다.
낮 12시에는 주포르투갈 교황청 대사관에서 포르투갈, 필리핀, 브라질 등에서 참가한 순례자 대표 청년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교황과 점심을 함께 한 청년들은 이날 오후 밝은 얼굴로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과 점심식사를 함께 한 순례자 대표 청년들이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리스본 WYD 조직위원장 아메리쿠 아귀아르(Américo Manuel Alves Aguiar) 추기경 임명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WYD LISBON 2023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