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정부 탄압 피해 한국행... 찬 목욕물 데우다 몸 20%에 화상, 난민 보험 적용 안돼 병원비 막막
정부탄압을 피해 한국에 온 짐바브웨 출신 제시나씨는 지난 7월 차가운 목욕물을 데우다 몸의 20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인터뷰 내내 앉고 서기를 반복했다. 몸의 20를 덮고 있는 2도 화상으로 인한 고통 때문이다. 지난 7월 아침 짐바브웨 출신 제시나(47)씨는 여름이었지만 몸을 씻기엔 다소 차가웠던 물을 데우기 위해 전기 포트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었다. 치료를 받은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그의 오른쪽 허벅지부터 허리까지는 여전히 피부가 하얗게 벗겨진 상태다.
제시나씨는 5년 전, 전 세계 최악의 독재자로 불리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짐바브웨 집권 여당의 철권통치 속에서 집과 가족을 잃고 한국에 왔다. 그의 부모가 반정부 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부군은 제시나씨 집에 불을 지르고 가족을 무참히 살해했다. 제시나씨 또한 신변의 위협을 피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난민신청자로 G1 비자를 취득했지만, 이 신분으로는 변변한 직업을 갖기도 어려워 일당 8만 원을 주는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주 3회 정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100만 원도 채 안 되는 수입으로도 그는 경기도 동두천에서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7만 원인 집을 마련해 고국에 남아있는 친척들과 이곳에서 다시 만나는 희망을 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돌이킬 수 없는 화상을 입은 뒤로는 1300만 원대의 병원비를 어찌 낼지 막막하기만 하다. 먼 이국땅에서 온 그에게는 정부의 지원도, 온정 어린 손길도 없었다. 정부 지원이 있다고 해도 아직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은 제시나씨는 그걸 어떻게 받는지조차 모른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그나마 모았던 400만 원가량의 돈도 전부 병원비로 나갔다.
화상전문병원 (재)베스티안 서울병원 측의 배려로 수납하지 않고 치료를 받아왔지만, 퇴원이 얼마 남지 않아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난민신청자란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는 퇴원 후 통원 치료까지 감안하면 최대 3000만 원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제시나씨가 퇴원 후에도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꽤 회복된 팔만 하더라도 햇빛이 닿으면 가렵고 진물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하루빨리 생업에 뛰어들고 싶다는 바람만 갖고 있다.
“지금 몸 상태로는 일할 수 없어 온라인 업무부터 알아보려고 해요. 훗날 한국에서 잘 자리 잡게 된다면 친구들과 좋은 풍경도 보고 꽃도 키워보고 싶어요.”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허석훈 신부 / 서울대교구 한강본당 주임(라파엘 클리닉 지도 사제)
“여러 어려움이 있어도 성실한 노동으로 삶을 꾸리며 난민으로 인정되기를 바랐던 제시나씨에게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은 화상의 아픔보다 쓰라릴 것 같습니다. 벗겨지고 찢어진 살은 아물면 되지만, 의지할 곳 없는 절망은 저절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작은 희망을 모아 한 영혼을 구할 수 있는 오늘을 하느님께서 기뻐하며 축복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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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나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