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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가족 부양 위해 한국 왔다가 심장 질환으로 쓰러진 에메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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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버텨야지. 내가 견뎌야 우리 가족이 사니까. 우리 딸 그레이스, 다니엘,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에베리치가 너무 보고 싶어….”

에메슨 아쿠마스(55)씨가 친구 칼루 눅웨이씨에게 남긴 말이다. 가족을 위해 모든 어려움을 참겠다던 에메슨씨는 지금 무력한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 허공만을 바라보고 있다.

에메슨씨는 과거 나이지리아에서 중고 의류 사업을 했으나 나라 경제가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리자 순식간에 실업자가 됐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탓에 치안까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그는 2015년 한국행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일하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지인의 말 때문이었다.

한국말을 못하는 에메슨씨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물류 상하차, 벌목, 새시공사 등의 아르바이트뿐이었다. 그는 무엇이든 주어지는 대로 일하고 수입의 90를 가족들에게 보냈다.
그러나 불행의 씨앗이 그의 가슴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에메슨씨는 2019년부터 자주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동두천 개신교회 나이지리아공동체가 십시일반으로 도와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으나 열악한 단칸방에서 편히 쉬지도 먹지도 못해 회복이 더뎠다.

수술 후 몸이 쇠약해져 아르바이트까지 어렵게 되자 그는 공사장에서 1주에 1~2번 일용직으로 일했다. 육체 노동을 줄여야 했지만, 일당 10만 원을 벌면 나이지리아의 가족들이 2주를 먹고 지낼 수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끝없이 일을 찾았다.

통증이 악화돼 일을 잠시 쉬던 지난 7월, 생활비를 요청하는 가족의 간절한 연락 앞에 에메슨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공사장에 나갔다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급작스런 심폐정지’를 진단받고 곧바로 심장 혈관 확장 수술을 받은 후 현재까지 집중치료실에 머물고 있다.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그에게 부담을 줬다는 미안함과 직접 찾아올 수 없는 괴로움으로 고통받고 있다.

평소 에메슨씨의 꿈은 소박했다. 태중에 있을 때 한국에 왔기에 아직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8살 막내딸과 사랑하는 아내를 하루 빨리 만나는 일. 마흔 넘어 본 귀한 자식들이 배곯지 않고 교육만이라도 잘 받기를 바랄 뿐이었다.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도 자신이 나이지리아로 돌아가면 이마저도 보장되지 않기에 그는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며 한국에 미등록 이주민으로 남았다.

의료진은 에메슨씨가 코마상태에 가까워 생존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그는 기적적으로 눈을 뜨고 눈맞춤을 하며 호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그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

미등록 이주민이라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에메슨씨의 수술비와 입원비는 현재 3300만 원까지 불어났다. 가족과 친구들은 이로 인해 그가 충격을 받고 좌절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친구 칼루씨는 호소했다. “에메슨은 크리스마스 때마다 일용직으로 일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사줄 만큼 사랑이 많았고, 자기가 힘들어도 다른 친구를 먼저 위로하던 따뜻한 사람입니다. 가장으로서 묵묵히 일만 하며 착하게 살았던 제 친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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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기간: 2023년 9월 6일(수) ~ 2023년 9월 26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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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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