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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 순례길 4회 완주 이효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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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은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순교가 강요되지는 않지만, 어쩌면 신앙을 잃지 않기 위해 깨어있으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24곳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4번이나 완주한 이효정(빅토리아·38·서울 대치2동본당)씨는 순례를 통해 신앙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다지고 있다.

“침묵 속에 묵상하고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느끼는 경험이 좋아서 몇몇 성지를 다니곤 했습니다. 마침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걷고 기부도 할 수 있는 ‘9월애(愛)동행’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당장 신청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느라 주말에만 가능했던 순례. 24곳을 한 달 동안 완주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성지에서 찾은 은총과 기쁨은 이씨의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순례길 지도를 미리 보고 위치를 파악한 다음 인접 지역을 한 번에 묶어서 순례했어요. 5~6곳을 묶어서 다니니 체력적인 부담이 덜 해서 완주가 가능했죠. 성지를 둘러보고 성체조배를 하며 주님과 대화하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2019년 시작한 성지순례는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이 단절됐던 2020년에도 계속됐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에는 혼자 순례길을 다니면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주님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어요. 2021년과 지난해에는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지에서 만난 사람들도 이씨에게 위로가 됐다. “청주교구에서 오셨다는 한 자매님을 성지에서 만났는데, 반갑다며 말씀카드와 사탕을 주셨어요.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에 손을 내밀어주신 자매님의 따뜻함이 큰 여운으로 남습니다.”

같은 길이지만 그 길에 머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울림은 다를 수 있다. 이효정씨 역시 4회째 같은 순례길을 걸었지만, 매번 새롭게 성지와 순교자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성지를 방문하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성지 주변 건물이나 배경도 매년 변하고, 성지에서 마련한 전시회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되는 것, 계속 방문하다 보니 새로 알게 되는 것들, 익숙해지는 것들이 참 좋았습니다.”

매년 이씨를 성지로 이끈 원동력은 신앙에 대한 감사함이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임을 순례를 하면서 느끼게 됩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일상 속에서 틈틈이 주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 자신을 찾는 길’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이 특별한 여정에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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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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