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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광적본당 필리핀가톨릭공동체 회장 라니 로 리바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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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믿음과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광적성당에서 경험했습니다. 이곳은 제게 하늘나라와 같습니다.”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양주에 자리한 의정부교구 광적본당(주임 양종석 베다 신부)에는 특별한 공동체가 있다. 필리핀 신자들로 구성된 필리핀가톨릭공동체(KFCC)다.

이주민 신자가 많은 몇몇 본당이 영어미사를 통해 이주민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지만 광적본당의 이주민 사목은 보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본당 사목회에 속한 그룹(구역) 중 한 그룹을 필리핀 신자들로 구성, 미사 전례와 본당 청소 등 본당의 모든 일에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KFCC 회장 라니 로 리바스씨는 “우리가 이렇게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사랑과 존중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취업을 위해 이주한 외국인이 대부분인 양주지역. 일터에서 겪는 차별이나 어려움,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을 위로받을 곳은 성당이 유일했다. 라니씨는 “광적성당은 우리의 영적인 피난처이자 타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니씨는 “처음에 10여 명에 불과했던 필리핀 신자는 몇 년 만에 200명이 넘는 큰 공동체가 됐다”며 “2011년 만들어진 KFCC는 미사 전례는 물론이고, 문화 행사, 공동체 모임, 영어 공부방 운영 등에 참여하며 한국 신자들과 똑같이 본당 일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전에는 매년 9월 KFCC가 필리핀 축제를 주관해 필리핀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며 한국 신자들과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영어 공부방도 필리핀 신자들의 주도로 진행됐다. 매 주일 오전 9시 필리핀 신자들을 위해 영어와 타갈로그어 미사를 봉헌하고 있지만 성탄과 부활, 성모의 밤 미사는 한국인과 필리핀인이 함께한다. 영어로 성모송을 선창하면 한국어로 후창하는 묵주기도. 처음에는 1시간 가까이 걸렸던 기도가 이제는 20분이면 끝이 난다. 서로가 낯설어 잘 맞지 않았던 톱니바퀴는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견고하게 합이 맞게 된 것이다. 얼굴색과 언어가 다른 것은 신앙생활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광적성당 공동체는 함께 경험하고 있었다.

라니씨는 “같은 믿음 안에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존재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물론이고 필리핀 사람들에게 광적성당은 집과 같은 편안한 곳입니다. 아름답기도 하지요. 하늘나라가 있다면 이와 같지 않을까요?”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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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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