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책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한국희망재단이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북원 신부(베드로·수원교구 용인 상현동본당 주임)는 지난 8월 30일 열린 사단법인 한국희망재단 임시총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2년 동안 한국희망재단을 이끌어 온 전임 이사장 최기식 신부(베네딕토·원주교구 원로사목자)에 이어 재단 이사로 재직하던 서북원 신부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다.
“제가 이사로 일하기도 했고, 후임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가 많았습니다. 이사장 직책을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으로 알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서 신부는 신학생 시절부터 농촌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가졌고, 본당 사목자로 일하면서도 특히 자선활동에 힘을 기울였다. 서 신부에게 해외원조 단체인 한국희망재단은 활동의 시야를 국외로 확장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이래 아시아와 아프리카 빈곤국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현지 NGO 단체들과 꾸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습니다. 새로운 사업도 중요하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지속하는 데에 역점을 두려고 합니다.”
서 신부는 빈곤국가에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하거나 건물을 지어 주는 것을 넘어, 현지 주민들의 자립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자립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현지 주민들에게 자립 의식을 심어 주고 스스로를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희망재단은 현지 자립 프로그램이 목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실질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서 신부는 한국희망재단이 교회 안팎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신자들에게 아직 충분히 인식되고 있지 못한 상황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희망재단은 2019년 12월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관할 단체로 승인됐고, 2021년 1월에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관 제15회 ‘생명의 신비상’ 활동분야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사장에 부임한 것을 계기로 더 많은 신자들이 후원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국희망재단을 알리는 활동에 나서려고 합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