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냈습니다. 지나온 시간만큼 함께하신 하느님 섭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시대 징표를 잘 알아듣고 말씀이 삶 안에 뿌리내려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월간 생활성서 창간으로 시작된 생활성서사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지난 9월 20일 4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 윤혜원(유타) 대표 수녀는 “생활성서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월간 「생활성서」와 단행본, 여정 성경교재, 성경쓰기 노트, 교리교재 등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경 말씀을 생활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월간 생활성서의 출발은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과 떼놓을 수 없다. 당시 정의 구현을 위해 활동하다 수감된 이영수(요한 세례자) 신부(원로사목자)는 교도소에서 성경을 통독한 후 사목국장으로 부임하며 본격적인 성경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통신 성경 공부와 성경 잡지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는데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가 잡지의 지속성을 위해 수도회에 맡길 것을 건의했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발행을 전담하게 된 배경이다.
언론 통제가 심하던 시절, 광주라는 지역에서의 정기 간행물 발행은 쉽지 않았다. 등록 허가도 받지 못한 채 1983년 9월 ‘제사, 좀 생각해 봅시다’를 특집으로 첫 호를 발행했다. 이 잡지는 열흘 만에 매진되는 등 호평을 받았으나 인쇄를 거부당하며 매달 인쇄소를 바꾸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다 한국천주교회 200주년을 계기로 1984년 등록 인가를 받았다.
윤 수녀는 “월간 생활성서는 사회 정치적 내용을 과감하게 발언해 ‘폐간’ 운운하는 경고장을 받으면서도 예언자적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최초의 사회교리 교회 잡지였다”며 “이 시대 신앙인으로서 관심을 갖고 연대해야 할 주제들을 꾸준히 다뤄온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마인드맵을 이용한 ‘신난다 첫 영성체’ 교리교재가 가족 피정을 통해 가정을 성화시키는데 일조한 면도 긍정적으로 봤다. 「쓰기성경」 출간으로 전국적으로 성경 옮겨 쓰기 운동을 활성화한 점도 손꼽을 만한 업적이다.
하지만 최근의 ‘독서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계속 고민되는 점이다.
“교회에 공헌한다는 마음으로 월간지를 40년간 꾸준히 발행해 왔지만 지속해서 식별해 나가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한 윤 수녀는 “수도자들의 인력난으로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어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을지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수녀는 “50년 후, 100년 후에도 생활성서를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시대 트렌드의 변화와 독자들 필요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겠다”면서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