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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백수(白壽) 맞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조영순·박재순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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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갈 데 없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섬기는 70여 년 수도생활, 모두가 가난한 시대라 힘들기도 했지만 예수님처럼 남을 위해 사는 기쁨은 충만했답니다.”

지난해와 올해 백수(白壽)를 맞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조영순(안셀모·100) 수녀와 박재순(안드레아·99) 수녀. 그들은 가난한 한국교회와 그 안의 가난한 이들을 70년 넘도록 섬겨온 수도생활 초심이 “스스로 돕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기쁨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두 수녀의 헌신은 사회복지 사도직, 교육 사도직 실천에서 두드러졌다. 조 수녀는 성우회 양로원을 세워 무의탁 할머니들을 섬긴 20여 년 세월을 “수도 여정 최고의 기쁨”으로, 박 수녀는 충남 논산 쌘뽈여자고등학교(이하 쌘뽈여고) 교장으로서 가난한 여학생들에게 바친 10년 세월을 “지금도 웃음이 나는 원천”으로 꼽았다.

“기댈 곳 없는 할머니들, 꿈을 꿀 수 없는 여자애들을 돕는 일이잖아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는 예수님 말씀 따라 사니 절로 웃음이 나지요.” 성우회 양로원은 조 수녀 제안으로 결성된 신자 모임인 성우회가 무의탁 노인들에게 보금자리를 주고자 200원(1970년 당시 라면 10봉지 값)씩 회비를 모아 1976년 서울 불광동에 헌집을 마련한 데서 시작됐다. 거기서 노인들을 모시던 조 수녀는 1987년 양로원이 시설로 승인받자 1991년 시설장으로 정식 파견되면서 성모의 집을 개원해 할머니 10명을 분가시키는 등 양로원을 성장시켰다.

1969~1979년 쌘뽈여고 교장을 맡은 박 수녀는 당시 학교가 모자라 꿈을 이룰 수 없던 충남 논산 가난한 여학생들의 진학을 위해 헌신했다. ‘호랑이 수녀’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학생들에게 면학을 다그치는 한편 더 많은 학생의 진학을 위해 건물 증축, 생활 개선을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고난과 헌신의 여정이었다. “지금과 달리 교회, 사회, 모두가 궁핍했기에 가난한 자를 섬기는 일은 배로 힘들었다”고 두 수녀는 입을 모았다. 정치적으로도 암울했고 교회도 가난해 후원도 변변찮았다.

그래도 조 수녀가 힘을 낸 건 “이제 외로워하지 않고 기뻐하는 할머니들에게서 예수님을 봤기 때문”이었다. 박 수녀가 지치지 않은 것도 “바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비추는 성령의 빛을 봤기 때문”이었다.

“남을 위해 내어놓을 때 인간의 내면은 오히려 가득 차오른다”는 조 수녀와 박 수녀. 99세를 넘어도 한결같이 기도 생활을 하는 그들은 특히 “남을 위한 기도만큼은 놓쳐서는 안 된다”며 “풍요에 익숙해져 예수님처럼 내어주는 삶의 기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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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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