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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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30년간 신경섬유종 앓으며 성당 봉사에 솔선수범

심장병 앓는 85세 노모와 함께 살며 1~2년에 한두 차례씩 종양 제거 수술… 일 할 수 없어 정부 지원금으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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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박종구씨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있다.


“어머니는 아파트 노인정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시고, 저는 저녁 한 끼만 먹습니다. 오래됐어요. 한 끼만 먹은 지…. 처음에는 아끼려고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습관이 된 거 같아요.”

박종구(안드레아, 46, 서울 도림동본당)씨는 30년 가까이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다. 고등학교 때 다리가 벌레에 물린 것처럼 부어오르더니 차츰 발과 손목을 시작으로 온몸에 거뭇거뭇한 종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뒤늦게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신경섬유종 진단을 받았고, 1∼2년에 한두 차례씩 종양 제거 수술을 하고 있다. 신경섬유종으로 시력까지 저하돼 시각장애 5급 판정까지 받았다. 매달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 피부과, 신경과, 안과에서 종합적인 검진을 받는다.

“하루종일 따갑고 가려운 증상으로 일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마음 같아선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은데 면접을 볼 때마다 거절을 당합니다.”

피부 통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그는 자주 우울감과 답답함을 느낀다. 통증을 잊기 위해 산에 오른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항상 묵주기도를 바친다.

“우울하거나 답답하면 혼자 바람 쐬러 다닙니다. 연락하는 친구도 거의 없고요. 매달 정부에서 60만 원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일을 하면 지원금이 끊기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어머니랑 근교에 여행 가서 맛있는 식사라도 하고 싶네요.”

박씨는 월 18만 원의 임대아파트에서 심장병을 앓는 85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는 2008년에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박씨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거리에서 채소를 팔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는 청소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어머니와 아들 둘 다 근로능력이 되지 않는다. 어머니 심장병약으로만 매달 15만 원이 빠져나간다. 저금은커녕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신경섬유종 수술비를 모아놔야 하지만, 생활비가 빡빡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배가 고프면 편의점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는 신경섬유종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오랫동안 본당에서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정기적인 활동과 모임 참석이 어렵다. 그럼에도 성당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성당에서 생활하는 시간만이 그에게 삶의 활기를 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가는 게 때로는 죄인이 된 느낌입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배달일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한두 번 일한 걸로 구청에서 일하지 말라고 전화를 했더라고요. 아무것도 못 하니까 더 답답하네요.”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사목회 이연희(베네란다) 총회장

“안드레아 형제님은 아픈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도 항상 밝고 기쁘게 생활합니다. 아프고 힘든 시간일 텐데, 성당에서 손이 필요한 봉사가 있으면 항상 솔선수범 참여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안드레아 형제님에게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박종구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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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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