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 성월을 맞아 교우들과 전임 본당 주임신부 묘를 참배하기로 한 임 스테파노씨. 7년 만의 방문이라 위치가 기억나지 않아 난감했지만, 묘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한 뒤 걱정을 덜었다. 스마트폰에 고인의 성함만 입력하면 묘원 입구에서 묘소까지의 길을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는 ‘묘원주소 플랫폼’(myowon.com) 덕분이었다.
묘원주소 플랫폼(이하 플랫폼)은 ㈜인포씨드 권요한 대표(요한 세례자·54·의정부교구 다산본당)가 서울대교구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묘소 찾기 서비스다. 현재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성직자묘지 찾기에 활용되고 있으며, 올해 중 묘원 내 99만1735㎡에 분산된 매장묘 2만기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권 대표는 “스마트폰의 포털 지도서비스를 활용해 음식점 등 목적지 위치는 잘 찾을 수 있지만 정작 가족이나 친지, 지인의 묘소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는 교회 내에 없었다”며 “정밀격자와 주소 기술을 활용해 관리자와 참배객에게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플랫폼은 인포씨드가 특허를 취득한 글로벌 정밀주소 솔루션 ‘지오닉’(geo.nick)을 활용해 묘지를 1m×1m 단위로 기록,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번이나 도로명 주소처럼 묘지 하나하나에 고유 주소를 부여하고, 이를 고인의 이름(세례명) 정보와 통합해 정확한 위치를 단 한 번의 검색으로 찾을 수 있다. 고해상도 드론 이미지로 숲이나 가파른 경사, 길과 길 사이 경계가 모호한 묘원의 특징을 이용자들이 직접 확인하고 길을 쉽게 찾도록 돕는다.
권 대표는 오랜만에 묘원을 방문하거나 연로한 신자들이 쉽게 묘소를 찾을 수 있고 수만 기의 묘소를 일일이 안내,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플랫폼을 더 많은 교회 운영 묘원에서 사용하게 되기를 희망했다.
권 대표는 “많은 묘원이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고 운영과 관리 주체도 다르지만, 신자들이 방문하는 어느 묘원에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묘원들의 적극적인 플랫폼 참여가 중요하다”며 “천국으로 가신 공동체의 형제·자매를 추모하는 장소에 고유 주소를 만드는 플랫폼을 타 교구와 본당의 많은 묘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성당 정보를 제공하는 앱 ‘어디야?’를 개발하는 등 회사가 보유한 정밀주소 기술을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구현해 온 권 대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우리 교회 공동체도 장묘 관리와 서비스에 있어 질적으로도 많은 대비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도 하느님께서 주신 특별한 탈렌트를 갑절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