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님들을 포함한 전체 육군 군종 성직자들이 신앙적·영적 보화를 잘 간직해 군인들 삶에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저부터 솔선수범할 생각입니다.”
11월 8일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서 신임 육군 군종병과장으로 취임한 박근호 신부(알렉산델·대령)는 이렇듯 “군종 성직자들이 신앙인이자 성직자로서의 카리스마로 군인들을 신앙으로 이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종병과장은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모든 군종장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박 신부는 “육군 군종장교 전체 대표자라는 데 큰 책임감도 느끼지만 주님께서 주신 또 하나의 소명으로 받아들인다”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군인 정신이 순교 정신으로 이어지도록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2004년 임관해 현재 교구 전체 사제단 중 최선임인 박 신부 경험에 비추어 군 사목의 핵심은 선교이며, 선교는 곧 삶에서 순교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교 사목은 단지 신자를 많이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군 신자들이 국민을 위해 목숨 바치는 사명감에서 나아가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순교 영성을 살아내도록 이끌기 위함입니다. 그러려면 신부들부터 삶에서 순교 정신을 실천해 신자들에게 감명을 주어야겠지요?”
박 신부는 자기 계발 및 개인 생활 몰두, 그에 따라 신앙 무관심이 확대된 군 사목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 앞에 군종장교들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종교의 영적 가치에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상에 적응하는 건 좋지만, 선교 일변도로 우리 색깔이 옅어져버리는 일은 없어야지요. 신앙인만이 지닌 영적 보석이 보다 빛을 내도록 닦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병사들을 찾아 나서는 현장 중심 사목이 중요하다”는 박 신부. 그는 끝으로 “사람들을 만나고자 계속 걸어다닌 예수님을 닮은 사제들이 군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어, 코로나 이후 위축된 군 사목 현실에서 군인들을 신앙으로 이끌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부님이 우릴 만나러 오실 거야’라는 기쁨을 주는 예수님 닮은 사제들이 되어야 병사들이 믿고 따를 것입니다. 군종사제를 파견하는 민간 교구들도 예수님을 닮은 사제들을 양성하여 군 사목 회복에 힘쓰는 군중교구 노력에 동참해주길 부탁합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