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동안 주말마다 전국의 한센병 환자를 찾아다니며 무료 진료를 베풀어 ‘한센인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치과의사 강대건(라우렌시오)씨가 12월 6일 선종했다. 향년 91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8일 낮 12시 서울대교구 중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구요비(욥) 주교 주례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예식실에서 봉헌됐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에서 치과를 운영했던 강씨는 1979년 45세 되던 해 경기도 포천 한센인정착촌 의료봉사를 계기로 33년 동안 포천 농축단지, 안양 라자로 마을, 대구 가톨릭피부과의원, 전라도 공소 등 전국 곳곳의 한센인에게 인술을 펼쳤다. 진료한 한센인 환자는 1만5000여 명에 이르고, 직접 만들어준 틀니를 사용한 이는 5000명이 넘는다.
성직자, 수도자, 신학생들을 위한 무료 진료도 아끼지 않았다.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기공사 자격을 취득해 병원 진료가 끝나면 밤늦게까지 직접 한센인들을 위한 틀니를 만들었다.
2012년 팔순이 다 된 나이 때까지 봉사에 나섰던 고인은 봉사를 마무리하고서야 외부에 이야기를 알렸다. 선행이 알려지며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여하는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과 ‘올해의 치과인상’,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