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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모든 것은 사랑이신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삶의 끝자락, 병상에서(상) 고 이인숙(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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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cpbc.co.kr/newsimg/upload/2024/01/23/ATL1705994421316.jpg 이미지

이인숙씨가 청주성모병원 원목 담당 김기용 신부와 원목 담당 안경숙 수녀, 자신을 간병해준 포콜라리나 김경숙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5월 하순 병원에 입원하여 버림받은 예수님을 매 순간 더 많이 기억하는 정화와 은총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채혈하려고 팔을 고무줄로 묶는 간호사를 위해 ‘예수님, 이 간호사에게 은총을 내려주소서’하고 화살기도를 바쳤습니다. 첫째 바늘은 실수했으나 두 번째는 성공! 혈압과 체온 측정, 복수를 제거하는 간호사에게 “미스 코리아처럼 아름답다”고 하니 환한 미소로 “고맙습니다”라고 답하였습니다. 나는 성당에 다니는데 간호사님도 성당에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본인도 천주교 신자라고 하면서 세례명이 ‘프리스카’라 하였습니다. 병원에 원목 신부님이 계시다면서 며칠 전 신부님께 받은 상본 중 하나를 저에게 주며 신부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개신교 권사이신 자매님이 맹장암 수술 후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며 그분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하면서 다리를 살짝 주물러드렸습니다. 그러자 얼굴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에서도 미소 지으며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분을 위해 개인 커튼을 닫아주고 전등을 꺼주며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같이 입원한 환자에게 병원 미사에 대해 알려주었더니 미사 시작 전에 제 옆에 앉아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아주 기뻐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쉬는 교우인 환자와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마침내 주님께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24시간 환우들을 위해 일하는 모든 의료진과 협력자들, 특별히 환우들의 음식을 개별적으로 배려해주는 주방 식구들과 환우들에게 필요한 모든 세탁을 담당하고 있는 형제님들, 깨끗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자매님들, 환우들의 쾌유를 위한 기도를 하시고 거룩한 미사를 바쳐주시는 원목 사제, 수녀님들…. 이렇게 수고하시는 모든 분과 좋은 환경이 저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선물임을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월 3일 암 투병을 하다 선종한 포콜라레 회원이자 미술가인 고 이인숙(클라라)씨가 병상에서 남긴 글을 3회에 걸쳐 싣는다. 고인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밝은 미소로 하느님 사랑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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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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