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란(클라라·56·인천 박촌동본당)씨와 백남희(마르가리타·56·인천 송림동본당)씨가 1월 21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인 최초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교리교사 직무를 수여받았다. 세계 각국 교리교사 9명이 직무를 수여받는 미사에서였다.
각각 27년, 36년간 주일학교 교리교사로 헌신한 두 사람은 “교리교사 직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며 “아이들 마음에 신앙을 불어넣고 키워주는 교리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봉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황은 2021년 5월 자의 교서 「오래돤 직무」를 통해 교리교사 직무를 공식 제정했다. 이후 매년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직무를 수여했다. 직무 수여를 받을 교사들을 추천해달라는 교황청의 요청에 인천교구는 두 교사를 추천했다. 25년 이상 교리교사로 헌신하며 각종 교육을 이수했고, 교리교안교육 등 많은 봉사에 나선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두 교사는 “한국인 최초로 직무를 받았다는 자부심보다는 오히려 큰 책임감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봉사와 직무는 다른 것이며, 교회의 신앙 전달과 성장을 위해 주님의 도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는 귀중한 사명임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큰 은총에 대한 감사보다 ‘하느님께서 교리교사들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일이 있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더 컸어요. 단순히 어떤 수업을 할지와 같은 고민보다 교리교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후배 교사들에게 어떤 모범을 보여줘야 할지에 집중하게 됐죠.”
박씨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래의 신앙을 심어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앙 안에서 나아갈 삶의 방향을 알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배우는 시간은 교리교사의 수업을 통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흐름에서 백씨는 “단순한 지식 주입이 아닌, 아이들이 신앙을 체험하고 성찰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교리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느님을 내 안에 모시는 기쁨,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고 사랑을 실천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마음에 심어주는 거예요. 교육을 통해 ‘작은 평화의 사도’로 자라난 아이들은 복음을 전파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바로 설 수 있게 됩니다.”
두 교사는 “영성 캠프, 생태적 회심을 위한 쓰레기 매립장 방문 등 지식과 활동이 균형을 이루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친교와 교류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교리교사는 아이들 미래 신앙의 책임자”라고 입을 모은 박씨와 백씨. 그들은 “아이들에게 하느님을 심어주려면 교사들이 매 순간 함께하시는 하느님 현존을 느껴야 한다”며 “현존 체험을 나눌 수 있는 교사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회 신앙의 전수자라는 소명 의식에서, 먼저 하느님과 함께하는 행복을 서로 일깨워주는 공동체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