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8일(로마시간),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이하 WYD, World Youth Day)와 관련하여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작년 8월 리스본 WYD 파견미사에서 차기 개최지로 서울을 발표한 데에 따른 후속 절차다. 이를 시작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직전 대회를 담당한 리스본 지역조직위원회로부터 행사 전반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는다.
△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좌)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우)가 2027년 서울에서 열릴 WYD에 대한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DLFL) 제공)
지난 22일,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는 '국제 젊은이 사목자 회의(International Youth Pastoral Congress)' 참석 및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회의 참석을 목적으로 로마 출장을 떠났다. 참석자는 정순택 대주교, WYD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 WYD 지역조직위원회 양주열 신부, 김세진 신부, 문화홍보국장 최광희 신부를 비롯하여 청년 대표 1명과 직원 2명이다.
△ 국제 젊은이 사목자 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표단
이번 회의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WYD 를 앞두고, 바티칸에서 주관하는 두차례의 준비회의 중 1차 회의로 오전에 지난 23년 리스본 WYD에 대한 결과 보고와 25년 로마에서 거행하는 희년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오후부터는 2027년 WYD 개최국 서울의 공식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정 대주교는 110개국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 약 3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세계 청년을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WYD로 초대하는 메시지와 비전을 발표했다.
정 대주교는 공식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2027 서울 WYD가 그리스도인이 인구의 다수가 아닌 국가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대회임을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국가”라며,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서 다름을 이해하고, 상호존중을 통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는지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천주교회의 시작은 선교사들에 의한 것이 아닌, 한국 젊은이들의 열망에 의해 스스로 시작되었으며, 한국 민주화의 역사에서도 젊은이들과 젊은 신앙인들이 불의에 항거하여 민주화를 이루었음을 설명했다. 이와 같이 27년 WYD 역시 준비 과정에서부터 한국의 젊은이들이 주축이 될 것이며, 참석할 세계 젊은이들과 이러한 경험과 문화를 함께 나누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국 WYD 코디네이터 및 청년 대표자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개를 포함한 정 대주교의 프레젠테이션에 깊이 공감하며 열띤 호응을 보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의 문화와 신앙, 2027년 서울 WYD의 비전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하며 구체적인 운영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에서 온 참석자들은 세계 분쟁과 전쟁 상황 속에서 분단 국가로 살아가고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해 질문하며 평화에 대한 갈망을 표현했고, 이와 더불어 경험 나눔과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WYD에 대한 특별 강연도 진행됐다.
△ <한국 문화의 밤>에서 진행된 한국전통문화공연
같은 날 저녁 7시에는 주교황청 대한민국대사관, 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주최로 <한국 문화의 밤> 행사가 개최됐다. 행사는 한국음식체험, 한국 전통문화 공연관람, 한국 천주교회 소개, 로마 유학 중인 서울대교구 사제단의 합창 등으로 구성됐다. 행사에 참석한 말레이시아 청년 카렌찬(Karen CHAN)은 "한국이라고 하면 K-POP과 K-DRAMA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 음악과 춤은 오늘 처음 접했다. 2027년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청년 나훌 베르베레(Nahuel Berbere)는 "김밥이 너무 맛있다. 가야금 연주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정순택 대주교와 이경상 보좌주교는 '국제 젊은이 사목자 회의' 중 거행된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한국 천주교회가 240년 전에도 젊은이들의 노력에서 시작 되었듯이 2027 서울 WYD 역시 젊은이들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희망과 용기의 상징인 한국 가톨릭의 ‘K-FAITH‘를 여러분들과 또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25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는데, 교황은 “종교를 넘어 모든 젊은이가 복음 안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듣는 것이 꿈”이라면서 “진정한 경청으로 젊은이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제 젊은이 사목자 회의' 중 거행된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정순택 대주교
교구 대표단은 공식 회의 일정 외에도 주교황청 대한민국대사관 방문,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복음화부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교황청 국무장관 페냐 파라 대주교와의 만남을 이어가며 2027년 한국에서 개최될 서울 WYD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