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이하 서울 WYD 위원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스테이시 숄튼(엘리사벳, Stacey Scholten)씨는 올해로 한국에 첫발을 디딘 지 9년째다.
2013년 영어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왔고, 3년 뒤 귀국했다가 2018년 다시 한국에 와서 대학원을 다녔다. 졸업 후 번역 회사를 다니다가 주보에서 서울 WYD 위원회 직원 모집 내용을 보고 지원한 것이 올해 3월부터 서울대교구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1984년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부친 영향으로 숄튼씨에게 한국은 어릴 적부터 왠지 낯설지 않은 나라였다.
“한국에 오게 된 것은 하느님이 저를 여기로 부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계획은 1년 정도 원어민 교사를 해서 경력을 쌓아 귀국하는 것이었는데, 그 삶의 여정이 서울대교구에 닿았네요.”
“WYD가 서울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관련 번역을 돕고 싶었다”는 그는 “일을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정도라서 아주 서툴고 저만의 일을 찾는 중이지만, 하느님께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셨고 제가 여기 있는 것을 원하신다는 확신이 있다”고 전했다.
숄튼씨가 서울 WYD 위원회에서 맡은 주된 업무는 자료 번역과 해외 기관과의 소통이다. 가끔은 통역을 하기도 한다.
“지역 조직위원회는 아직 구조 조성이 진행 중이라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느님을 믿고 어떤 일이 소임으로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그는 서울 WYD 위원회에서 역할과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다리가 될 수 있다면 제가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숄튼씨는 주일미사는 가족이 함께 참례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는 신앙적인 환경 속에서 자랐다. “할머니의 깊은 신앙심과 기도 덕분에 어릴 적부터 가톨릭 신앙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말한 그는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인 언어적인 부분에서 서울 WYD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모태 신앙인으로서 한국에서 개최될 가톨릭 국제 행사에 기여하는 것은 소명인 것 같다”고 전했다.
숄튼씨는 “한국에 와서 언어는 달라도 같은 미사 전례에 참례하며 ‘보편교회’의 의미를 깊게 느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서울 신도림동본당에서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로도 봉사하고 있는 숄튼씨. 현재 5학년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이 함께 서울 WYD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목표다.
“서울 WYD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는 말씀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된다면 예수님께서 이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실 것입니다. 그 일은 하느님의 일이고, 우리는 그저 참여하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