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게 제 바람이고, 숙제입니다. ”
이영철(가명, 51)씨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힘 닿는 데까지 아이들에게 팔다리가 되겠다”고도 했다. 이씨는 10년 가까이 근육계 이상으로 인한 희귀난치병을 가진 두 아들을 홀로 돌보고 있다.
서울의 한 반지하 주택. 둘째아들 규진(가명, 21)씨 방엔 불이 꺼져있었다.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만날 순 없었다. “낯선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규진씨 병명은 ‘얼굴어깨팔 근육병’. 척추가 뒤로 크게 휘어져 앉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다. 무릎을 꿇고 앉거나 주로 누워서 생활한다. 호흡부전과 사지·척추 변형까지 진행 중이다.
규진씨는 3살 때부터 목에 힘이 없고 몸이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더 심해졌지만, 병원에선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재활치료만 자꾸 종용했다. 급기야 초등학생 때 스스로 걷는 것이 힘들어졌고, 2018년 얼굴어깨팔 근육병을 진단받았다.
희귀난치병이어서 원인조차 알 수 없고 치료법도 아직 없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재활치료만 할 뿐이다. 병원에서 수술 가능성도 얘기했다. 하지만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망설이고 있다.
“지금은 한 발, 두 발 걸음이라도 뗄 수 있는데, 그조차도 못할 수 있대요.” 아빠에게서 한숨이 떠나지 않았다.
막내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고, 희귀 유전 신경근육계 질환인 네말린 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은 증상을 일찍 발견한 것이다. 몸이 뒤로 넘어가긴 하지만 앉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걸을 수도 있다.
이씨는 두 아들을 위해 민간요법 등 온갖 치료법을 동원해봤다. 하지만 치료에 많은 돈을 쓰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다 아내의 외도로 2016년 이혼까지 했다. 이후 홀로 두 아들을 돌보며 생긴 수천만 원의 빚과 생활고는 이들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이씨는 두 아들 간호에, 하던 일까지 관두면서 현재 매달 기초생활보장수급비 150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두 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맞춤형 의료보장구인데, 수백만 원에 달해 꿈도 꿀 수 없다.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의료파업까지 겹치면서 절망에 빠진 상황이다.
“아이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어요. 상태가 호전되거나 치료법이라도 생기면 희망이 보일 텐데. 우리 아들들이 함께 웃음 지으며 자전거 타는 날을 꿈꿉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김문희 신부(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서울대학교병원 원목실장)
“이영철씨는 이혼 후 홀로 아픈 두 아들을 키우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두 아들이 치료를 잘 받고 고통스러운 희귀난치병을 이겨내 또래와 꿈을 잘 키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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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3일부터 2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