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절개술 통해 평생 호흡기 사용
방심하면 산소포화도 떨어져 위험
보호자 24시간 곁에 붙어있어야 해
“버틸 수 있을 만큼 시련을 주신다더라고요. 이제는 한계가 온 것 같습니다.”
김정유(요한 사도)·홍지현(유스티나)씨 부부의 자녀 김유현(4)양은 ‘선천성 중추성 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전 세계 1000여 명만 진단받은 희소병이다. 호흡 조절과 자율신경계 조절이 심각하게 손상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수면 중 호흡조절이 잘 되지 않는 병이다.
기관절개술을 통해 호흡기를 사용해야 하고, 현재 뚜렷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평생 호흡기에 의지해야 한다. 조금만 방심해도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어 보호자가 늘 붙어있어야 한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목에 캐뉼라(공기를 통하게 하는 의료기구)를 단 4살 유현이는 부모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홍씨는 39세에 어렵게 출산한 아이라 그저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랐다. 임신 중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이상 증세가 발견됐다며 대학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 정신 차릴 새도 없이 응급처치에 들어갔고, 생후 80일을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병원이 의료파업을 하는 바람에 쫓겨나다시피 집에 올 수밖에 없었다.
“유현이를 집으로 데려온 첫날부터 비상이었습니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얼굴이 새까맣게 되더라고요. 급하게 중환자실에 연락해 처치 방법을 배우고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매일같이 자녀의 생사를 함께 넘겨왔다. 어느덧 유현이는 어린이집에 갈 나이가 됐다. 장애통합반이 있는 어린이집에 들어가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80군데 어린이집에 전화해 사정을 절절히 설명한 후 들어갈 수 있었다.
난관은 이제 시작이다. 기관절개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석션(Suction)이 의료행위에 해당돼 초등학교부터는 간호사가 배치된 학교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에 간호사가 있는 학교는 없다. 다른 곳은 장애가 없어 지체장애아를 받는 특수학교에 보낼 수도 없다.
앞에 닥친 급한 불을 끄며 달려왔더니 이제 경제적 위기가 왔다. 24시간 아이를 돌봐야해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만 했다. 현재 누적된 대출빚과 의료물품·생활비 등 월 500만 원 이상 필요하다. 가장 큰 위기는 그동안 납부하지 못했던 전세보증금 인상분 1300만 원과 은행 전세대출 2700만 원 상환을 최후 통보받은 것이다. 한 달 내에 납부하지 못하면 집에서 쫓겨날 신세다. 연체이자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가고 있다.
교구 청년 활동을 하며 만난 부부는 “신앙이 없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이중헌 신부(서울대교구 구로1동본당 주임)
“‘선천성 중추성 무호흡증’은 24시간 부모의 돌봄을 받아야 하기에 부모가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어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적 한계로 절망에 있는 유현이 가정이 다시 희망을 얻도록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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