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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허혈성 뇌병증’으로 고통받는 베트남 팜충기엔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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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처럼 크고 동그란 눈에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이는 아기. 엄마 품에 안긴 팜충기엔(Pham Trung Kien·베드로)을 처음 볼 땐 여느 아기들처럼 토실토실 귀엽게만 보인다. 하지만 비위관(콧줄)이 끼워진 것을 보면 이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큰 눈망울도 어딘가 초점이 흐려 보여 엄마와도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베트남 출신인 팜반린(Pham Van Linh·안토니오)·응우옌티빅레(Nguyen Thi Bich Le·마리아) 씨 부부는 2018년 유학생 비자로 각각 한국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만나 2023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팜반린 씨는 전북과학대학교 한국어학과 졸업 후 취업을 하려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내 응우옌티빅레 씨는 한국어학과를 2년 정도 다니다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비자 문제로 결국 미등록 이주민 처지가 됐지만, 팜반린 씨는 경남 함안의 한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 왔다. 창원이주민센터 베트남공동체에 열심히 참여하며 신앙생활도 충실히 이어왔다. 고단한 타국살이에도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힘이 됐고, 아내의 임신 소식에 더욱 기쁘게 일할 수 있었다.

 

 

아기가 태어나던 날인 2023년 10월 13일. 가장 기뻐야 할 순간에 슬픈 소식이 들이닥쳤다. 분만 과정 중 아기가 태반에 질식된 채 태어나면서 ‘저산소증성 허혈성 뇌병증’ 진단을 받았고, 태어나자마자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했다. 고비는 넘겼지만 뇌병변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이 예상되고, 정상적인 수유가 불가능해 튜브를 통해 영양섭취를 해야 하는 상황. 여전히 집중치료가 필요했지만 퇴원할 수밖에 없었다. 두 달 남짓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비는 이미 2500만 원을 넘어섰고, 여기저기서 빌린 돈도 1500만 원에 이르렀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다. 사실상 장례를 치르러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자포자기한 채 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샀을 부모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아기 엄마 응우옌티빅레 씨는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이내 눈물을 글썽였다. “아기 볼 때마다 마음 너무 아파요.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병원비는 어떻게 낼지, 너무 힘들어서 어쩔 줄 몰랐어요. 베트남 돌아가려 했어요.”

 

 

부부의 상황을 알게 된 창원이주민센터 센터장 윤종두(요한 사도) 신부가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병원비를 마련했고, 부부를 설득해 한국에 남아 치료를 받도록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갑작스런 고열과 폐렴 등으로 그동안 위험한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입·퇴원과 여러 치료를 반복하면서 병원비는 늘어만 갔다. 아이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던 팜반린 씨가 최근 회사 측 배려로 병원 진료시간을 피해 다시 출근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현실은 막막하다. 뇌전증 약물치료와 특수치료, 재활치료 등 앞으로 최소 6개월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 신부는 “병원들과 합의해 의료수가를 국제수가에서 건강보험수가로 조절하고, 이주민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과 연계해 겨우 의료비용을 마련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면서 “환자 가족은 이미 병원비 지불능력을 상실했고 부채까지 떠안고 있어 도움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사슴처럼 커다란 눈망울이 반짝이는 아기 팜충기엔. 그 눈동자에 엄마 아빠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맑게 비춰질 날이 오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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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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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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